“중동 정세 불안 더해지며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정부가 석 달째 한국 경제의 둔화 흐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Green Book) 10월호'를 통해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의 반등 조짐, 서비스업·고용 개선의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7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최근 한국 경제를 '경기 둔화'라고 진단하다가 8월 그린북에서부터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그린북에서 정부는 반도체 등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이 반등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8월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 기준)는 한 달 전보다 5.6% 상승해 3개월 만에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는 13.4% 반등했다. 지난 3분기 수출은 1년 전보다 9.8% 줄었다. 수출이 분기 기준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10.0%) 이후 최저 하락 폭이다.
정부는 서비스업 생산과 고용을 비롯한 양호한 내수 흐름도 이어졌다고 봤다. 9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3%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9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만9000명 늘면서 증가 폭이 석 달 만에 30만 명대를 회복했다.
9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5.7% 증가해 전월(2.9%)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할인점 매출액(7.3%)과 백화점 매출액(0.9%) 역시 반등했다. 9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10.9% 늘어나며 관광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정부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9월 평균 가격은 배럴당 93.3달러로 8월(86.5달러)보다 상승한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감산 연장과 러시아의 석유제품 수출제한 조치 등에 따른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됐다. 이러한 영향으로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증가, 전월(3.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충돌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정세 불안이 더해지며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 등 민생 안정 기반을 확고히 하는 가운데 내수·투자·수출의 활력을 제고하고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