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 생기면 적극적으로 요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폭풍이 여권을 강타한 모양새다.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지면서 김기현 대표는 ‘지도부 전면 개편’ 카드를 빼들었다. 동시에 ‘당‧정‧대 관계’ 변화를 예고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만 좇는 ‘용산 2중대’라는 오명을 벗고 ‘민심’을 따르는 건강한 여당이 되겠다는 각오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대 관계에 있어 당이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여당 지도부의 반성문’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당‧정‧대의 ‘건강하지 못한 관계’가 보궐선거의 참패로 이어졌다는 일각의 비판을 일부 수용한 셈이다.
김 대표는 여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현안에 대해 사전에 긴밀히 조율하는 방식으로 당정이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하되,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그 시정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해 관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우리 당이 변해야 한다는 민심의 죽비였다.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며 3대 혁신방안과 6대 실천 과제를 밝혔다. 3대 혁신방향으로는 ▲국정운영 비전과 목표를 서민친화형으로 강화 ▲민심부합형 인물을 내세우고 상향식 공천 적용 ▲도덕성 및 책임성 강화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당의 혁신기구를 출범시키고 “당 전략과 메시지, 정책, 홍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해 혁신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도부도 전면 개편했다. 이른바 ‘신(新)친윤계’로 분류되던 이철규 사무총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 등이 모두 물러났다. 대신 신임 사무총장에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 정책위원회의장에는 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김예지 의원(비례)을 내정했다.
여기에 조직부총장직은 함경우 당협운영위원장(광주시갑), 수석대변인으로는 박정하 의원(강주 원주시갑), 선임대변인으로는 서울 출신의 윤희석 대변인으로 결정됐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 자리에는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시 연천군)이 앉았다.
김기현 대표는 인선 기조로 서울·경기·충청권 인사 전진 배치와 통합형 인사를 제시했다. 다만 이 같은 인선을 두고 여권 내 평가가 갈린다. 상대적으로 ‘강성 친윤’ 색이 옅어졌다는 호평도 나오는 반면, 일각에선 ‘친윤 2기 지도부’라는 박한 평가도 나온다. 실제 차기 총선 공천의 실무 작업을 총괄하는 핵심 당직을 맡는 이만희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당시 후보)의 수행단장을 지내 친윤계 복심으로 분류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