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가 3만원대로…그룹주 동반 하락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카카오가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흐름이다. 카카오 주가는 3만원대로 추락하고, 그룹주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3.46% 내린 3만9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3%대 급락한 데 이어 이날 또 내리면서, 장중 한때 52주 신저가(3만8850원)를 기록했다. 카카오 주가가 장중 4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20년 5월7일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 그룹주도 일제히 약세다. 같은 시각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4.79% 하락한 2만1850원에, 카카오페이는 4.38% 내린 3만7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 임원진의 시세 공모 의혹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 임원 3명은 올해 초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공모해 시세를 조종했단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서울남부지법은 이들 3인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배 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망 우려가 있다”며 전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카카오의 투자 관리를 총괄하는 배 대표가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시장에선 카카오의 신사업 투자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에 대한 수사가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까지 확대될 태세를 보이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전 의장에게 오는 23일까지 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장은 SM엔터 시세 조종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의 관심은 수사가 카카오 ‘윗선’ 전반으로 확대될지 여부에 쏠린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구속된 배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거나 김 전 의장으로 사법리스크가 번질 경우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리를 내놓아야 할 수 있어서다. 현행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은행의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