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정부가 러시아 측에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넘긴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기술이나 무기 기술을 넘겨주면 우리도 좌시하지 않겠다,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알렸나’라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물음에 “네”라며 “그런 내용을 (러시아 측에) 밝혔다”고 답했다.
박 장관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최근 주러 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했다.
하 의원이 브리핑한 내용을 묻자 박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 양국 간 우호와 관계 증진을 위해 여러 가지 내용에 대한 대화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군사협력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미사일 기술이나 무기를 건네기로 했는지 질문했느냐’는 하 의원의 물음에는 “그런 부분에 대한 내용도 러시아에 확인을 요청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무기제공 증거와 관련해서는 ‘정보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하면서도, 여러 정보 소스를 통해 현재 상황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무기거래를 부인하는 러시아·북한에 반박할 증거가 있는지’에 대해선 미국 백악관이 최근 북한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운송하는 러시아 선박의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한 사실을 들어 “한·미 간 공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적해왔다”고 답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것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러시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원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북·러 군사 거래가 한국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발신해 왔다.
앞서 박 장관은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미·일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정부·국민을 대상으로 쓰일 군사장비·군수물자를 러시아에 제공하는 걸 강력히 규탄한다”며 “현재 이런 무기가 일부 전달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confirm)”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