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는 31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정 기조의 변화를 엿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시정연설과 관련해 “국정 기조의 전면적 전환이 있다, 생각이 바뀐 것 같다고 평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1년 반 동안 정말 아무 대책 없이 경제와 민생을 방치했다”고 지적한 뒤, 정부가 ‘민생 예산’과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해 편성했다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당 예산 삭감은) 가족들이 배가 고파서 영양실조에 걸렸는데 형편이 어렵다고 밥을 굶기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아무리 어려워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자식들 공부를 시켰다. 그런데 ‘형편이 어려우니까 공부는 무슨 공부냐, 그냥 밭에 일이나 가자’ 이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이런 국민의 고통에 제대로 응답하기를 바라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당정에서 코로나 시기 자영업자에 선지급된 재난지원금 환수 면제를 발표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어제 당정에서 코로나 이후에 고통받고 있는 자영업자 대책을 발표했다”며 “만족스럽지 않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잘한 결정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상기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의 효력 정지 검토를 공식화 한 데 대해 각을 세웠다. 그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운운하더니 이번엔 감사원이 감사 검토를 들고 나왔다”며 “감사원은 아무 데나 감사하는, 시도 때도 없이 감사하는 이상한 조직이 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어 “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윤석열 정권이 9·19 군사합의 파기를 추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혹시 국지전 같은 돌발적 군사 충돌을 막는 군사합의를 파기하고 사실상 남북의 군사 충돌을 방치, 또는 기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국민들이 생명을 잃고 대량 파괴의 고통을 받는 그런 현실을 결코 방치, 또는 방임해서는 안 된다. 싸워서 이기는 거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낫고 그거보다 더 상책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국방력, 든든한 한미동맹으로 전쟁을 억제해 온 우리가 군사합의를 파기한다면 남북 무력 충돌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