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국밥을 라면으로” 부산 갓생림픽 본선 진출자 확정
  •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3.10.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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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을 만든 사람들’ 주제로 부산의 긍지와 자부심 고취하는 제품 발굴 대회
市 대변인 “지역사회에 활력, 시민 자부심 제고”

부산이라는 도시의 숨겨진 자부심을 찾아 공유하는 사람들이 화제다. 부산 대표 음식인 ‘돼지국밥’을 라면으로 만드는가 하면 10여 년간 1000번이 넘는 부산지역 답사·여행프로그램을 기획한 이도 있었다.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부산 바이브(BUSAN VIBE) 캠페인의 ‘2023 갓생림픽’ 본선진출자 9명이 선정됐다. 이 캠페인은 부산의 사람·장소·음식·문화 등 해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 도시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할 수 있는 요소를 발굴하고 기록·공유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부산시는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전국 최초로 이 캠페인을 진행했다. 갓생림픽은 ‘부산에서 _____을 만든 사람들’을 주제로 부산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는 제품, 예술품 등 유·무형의 무언가를 만든 사람을 발굴하는 대회다. 올림픽 종목처럼 예선과 본선을 통해 금·은·동메달 수상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갓생림픽에는 총 168명의 시민이 출전했다. 예선심사를 거쳐 일반부문 4명, 프로부문 5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예선심사는 1차 내부심사와 2차 외부 전문가 심사로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은 부산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다수 발굴됐다는 평가를 내놨다고 한다. 또 향후 이 스토리가 잘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을 심사평을 통해 전했다.

진보라 씨의 메모리케어 배경인 산복도로 모노레일에서 바라본 부산의 모습 ⓒ부산시 제공
진보라 씨의 메모리케어 배경인 산복도로 모노레일에서 바라본 부산의 모습 ⓒ부산시 제공

일반부문에 선정된 4명의 출전자는 모두 부산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자부심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성장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평가다. 

진보라씨는 미국 뉴욕의 Barbara J. Zitwer 에이전시가 주관하는 새로운 글로벌 한국 작가를 발굴하는 장편소설 공모 ‘The New Korean Voice Prize’에서 부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 《메모리케어》로 최종 수상자로 선정돼 해외진출을 앞두고 있다. 어석원씨는 자폐성 발달장애 초등학생을 키우는 아버지로,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해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기 위한 강의, 교육자료 등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수익금은 발달장애 학생의 재활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감규은씨는 부산의 복합문화시설 부족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노인 일자리 인식 개선을 위해 전국 최초로 ‘우리동네 사회가치경영(ESG)센터’를 기획하고 만들었다. 2호점인 동구점에는 ‘거북이 공장’이라는 시니어 브랜드도 만들었다. 정의근씨는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인 돼지국밥을 인스턴트 라면으로 만든 새로운 관광기념품인 ‘부산 돼지국밥 라면’을 개발했다. 크라우드 펀딩(와디즈 펀딩)에서 약 1600만원을 모집하고, 부산관광공사가 선정한 ‘2023 부산관광스타트업’에 선정되는 등 관광 분야 창업가로 성장하고 있다.

정의근 씨가 개발한 ‘부산 돼지국밥 라면’ ⓒ부산시 제공
정의근씨가 개발한 ‘부산 돼지국밥 라면’ ⓒ부산시 제공

프로부문에 선정된 5명의 출전자 역시 부산에서 도전을 거듭해 본인만의 성공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영자씨는 2003년부터 놋쇠를 전문으로 보급하고 연구·개발했으며 부산 동래유기의 전통을 이어 유기에 최적화된 현대적인 디자인을 적용, 부산을 대표하는 글로벌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김승희씨는 패브릭 제품 전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사업 초창기 부산에서 가장 큰 이불공장을 인수해 다단계 유통 구조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손민수씨는 2013년부터 10년여간 1573회의 부산지역 답사·여행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부산 원도심과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한 여행상품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부산의 역사적 특성을 관광상품으로 알리고 있다. 

박신욱씨는 부산 최초 수중 촬영 스튜디오를 만들어 1000여 건의 수중화보를 제작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기업으로도 선정돼 전국 최초로 수중 무용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향후 수중 무용 전용 극장을 만들어 부산을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기철씨는 부산 출신의 건축가로 미국과 서울에서 건축사 사무소 실무를 경험하고 부산으로 돌아와 건축사무소를 설립, 2015년 송도해수욕장의 송도주택을 시작으로 부산다운 건축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 2023년 시카고 아테나움 국제건축상 등을 수상했다. 동구의 마을건축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부산시는 본선진출자 9명에게는 호텔숙박권과 한정판 메달 등이 제공된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 바이브 캠페인’을 알리는 광고 모델로도 참여할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다.

나윤빈 부산시 대변인은 “부산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자부심, 자긍심을 가진 많은 시민이 갓생림픽에 참여했다”며 “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많이 알려져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이 부산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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