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찰에 납치·살해당한 한국인…외교부 “영사조력 제공”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10.3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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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검찰, 14명 중 5명만 기소…1심서 2명만 ‘무기징역’
외교부 “필리핀 사법부서 항소 절차 진행 중”
외교부 ⓒ연합뉴스
외교부 ⓒ연합뉴스

7년 전 필리핀에서 현지 경찰들에 의해 납치·살해된 고(故) 지익수씨 유가족이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진상 규명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낸 가운데 외교부는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씨의 아내 최경진씨는 최근 박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 남편은 집에서 현직 (필리핀) 경찰들에게 납치돼 경찰청 내 주차장에서 목이 졸려 살해된 뒤 화장터에서 소각됐고 유골마저도 찾을 수 없도록 화장실 변기에 버려졌다”면서 “극악무도하고 천인공노할 사건”이라고 분개했다.

최씨는 필리핀 사법당국이 ‘꼬리 자르기’식 대처로 일관했다고 짚었다. 그는 “재판 초기 범인들은 15명 정도였고, 이 중에는 필리핀 NBI(국가수사청) 고위직 간부도 있었지만 대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고 범인은 5명으로 축소됐다”면서 “필리핀 정부가 처음부터 꼬리 자르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필리핀 검찰에 기소된 5명 중 2명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반면, 1명은 무죄를 선고 받았다. 나머지 2명은 각각 국가증인 채택으로 석방되거나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했다.

이에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지씨 유족의 편지와 관련해 “현재 필리핀 사법부에서 관련 항소 절차가 진행중인 사안”이라면서 “유족 측 입장에서 관심을 갖고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씨는 지난 2016년 10월18일 필리핀 앙헬레스의 자택에서 필리핀 경찰들에 의해 납치 및 살해됐다. 이후 남편이 살해당한 사실을 모르는 아내 최씨를 상대로 신원불상자가 몸값 명목으로 500만 페소(약 1억1900만원)을 뜯어내는 사건도 이어졌다.

사건 수사를 담당한 필리핀 경찰청 납치수사국(AKG)은 총 14명의 용의자를 현지 검찰로 송치했다. 반면 필리핀 검찰은 이 중 5명만을 인질강도, 살인, 차량절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씨의 아내 최씨의 경우 당시 피고인 중 1명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법정서 혼절, 주변 한인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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