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못 내는 아시아나 이사회…‘화물 매각’ 놓고 격론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0.3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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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넘는 회의에도 매각 ‘동의’ 놓고 진통
일부 사외이사, 배임죄 성립 주장하며 반대
대한항공, 오는 31일까지 EU에 시정조치안 제출해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소속 화물기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소속 화물기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다. 매각 여부에 따라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향방이 걸려 있는 가운데, 이사회 내에선 매각에 따른 배임 논란 등으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었으나 5시 넘어 정회했다. 이후 6시쯤 속개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열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는 화물사업 분리매각 안건이 논의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매각에 동의할 경우,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EU 집행위는 두 기업의 결합 시 여객·화물 노선의 경쟁제한(독점) 가능성을 이유로 슬롯 반납과 화물 사업 매각 등의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화물사업부 매각을 놓고 이사회 내부에서 진통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매각에 반대 의견을 드러낸 사내이사인 진광호 전무는 이사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사임했다. 업계에선 회사 안팎에서 찬성해야 한다는 압박이 가해지자 사의를 표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는 사내이사인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와 배진철 한국공정거래조정위원장,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 선임연구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 사외이사 4인 등 총 5명이 참석했다. 이사회 재적 5명(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중 과반인 3명이 찬성하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이사회 내에선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출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화물사업부를 매각할 경우 주주가치 훼손 등으로 배임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매각을 놓고 직원들의 반발이 거센 점도 걸림돌이다.

아울러 윤창번 사외이사의 자격을 두고도 이사회 안팎에서 논란이다. 윤 사외이사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법률 대리하는 김앤장 소속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후에 윤 사외이사의 표에 대한 유효성 논란도 불거질 수도 있다.

아시아나 이사회는 늦어도 오는 31일까지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동의 결론이 나와야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에 기한 내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수 있어서다.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에 이달 말까지 시정조치안을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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