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수 의원 “규제·세금 회피 후 투기했다면 엄단해야”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쇼핑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인 4명 중 1명은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 매입에 쓴 것으로 추산됐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6월 말 기준 외국인 대상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잔액은 2조30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2조2312억원) 대비 3.3% 늘었다.
이들 은행의 외국인 주담대 잔액은 2019년 말 2조455억원, 2020년 말 2조2340억원, 2021년 말 2조2915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인 대상 주담대 잔액이 1조3338억원으로 전체의 57.9%를 차지했다. 중국인 대상 주담대는 2019년 말 1조719억원에서 3년 반 만에 24.4% 확대해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대상 주담대 증가율(12.6%)의 두 배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외국인 주담대 실행 건수는 총 1만7949건으로, 이중 중국인 몫이 68.2%인 1만2234건이었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외국인 주택·토지 보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이 소유한 국내 주택은 총 8만3512호로, 이 중 53.7%인 4만4889호를 중국인이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 보유 국내 주택(4만4889호) 중 4분의 1가량은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려 산 셈이다.
문제는 최근 금리 상승세로 주담대를 받은 중국인의 연체율도 상승 중이라는 점이다. 중국인의 주담대 연체율은 2019년 말 0.13%에서 2020년 말과 2021년 말 각각 0.09%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말 0.12%에 이어 올해 상반기 말 0.18%까지 올라갔다. 주담대 실행 평균 금리가 2019년 말 연 3.30%에서 2022년 말 연 3.89%, 올해 6월 말 연 4.26%까지 높아진 점이 영향을 끼쳤다.
아직 연체율이 낮기는 하지만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은행 돈으로 투기성 주택 거래를 했다가 연체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내 금융기관이나 세입자 등에게 옮겨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범수 의원은 "부동산 급등기에 외국, 특히 중국인 투기 자본이 들어와 집값을 올리고 큰 이득을 취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통계상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금융 규제나 세금을 회피하면서 투기에 가담, 시장 혼란을 초래한 외국인이 있다면 반드시 엄단하고 이를 규제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