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이 낙서로 경복궁 담벼락을 훼손한 2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28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설아무개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했다.
이날 오전 7시57분경 검정 패딩과 마스크, 모자 차림으로 경찰서에서 나온 설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직도 예술이라 생각하나’, ‘범행 사실을 왜 블로그에 올렸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라탔다.
앞서 설씨는 지난 ‘1차 경복궁 낙서 테러’ 이튿날인 17일 오후 10시20분경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인근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가로 3m, 세로 1.8m 크기로 적은 혐의를 받는다.
설씨는 신원이 특정되는 등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자 범행 하루 만인 18일 오전 11시45분경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자수했다.
설씨는 경찰 조사에서 “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또한 설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다. 그저 낙서일뿐”이라며 “미스치프의 말처럼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좀 치고 싶었다. 전 예술을 한 것 뿐이에요”라는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후 경찰이 법원에 구속영장 신청을 했고, 22일 서울중앙지법은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설씨에 앞서 1차 낙서를 한 10대 임아무개군은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