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 투자 키워드는 D․R․A․G․O․N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24.01.05 10:05
  • 호수 1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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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높을 때는 시장보다 개별 종목에 관심 가져야
한국 4월 총선·미국 11월 대선, 투자 최대 변수 떠올라

새해가 되면 대부분 새로운 투자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코로나 팬데믹 때만 해도 유동성에 힘입어 주식과 부동산 등 거의 모든 자산시장이 뜨겁게 달궈졌다. 아파트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치솟았고, IPO 시장 역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엔데믹과 함께 분위기가 급변했다. 2022년 말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자산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여파로 부동산 시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불황 장기화로 수십조원 규모의 TF 우발채무에 몰린 건설사들 역시 ‘줄도산’ 위기에 휩싸였다. 주식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면서 개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영끌’을 통해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말 그대로 ‘이자 폭탄’에 신음하고 있다.

1월1일 오전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새해 일출을 볼 수 있는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에서 열린 해맞이 행사에서 용을 형상화한 드론 1000대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發)’ 금리 인하 기대감 커져

올해는 이런 기조가 조금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이익이 2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발(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끝내고 이르면 올해 3월부터 최소 3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투자 역시 달라져야 한다. 주식과 부동산, 창업 전문가들이 꼽은 청룡의 해 투자 키워드는 ‘D(Democracy-미국 대선), R(Raw materials-원자재 투자), A(AI-인공지능)․G(Gap-부동산 갭투자), O(Outliers-기업 실적), N(Next TAEYOUNG-건설업계 불확실성)’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Democracy)이다.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 간에 혈전이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의 S&P500지수 상승률은 평균 11.6%였다. 글로벌 주식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재등장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역시 커지고 있다. 올해 4월 총선이 치러지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국 경제와 기업,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투자 역시 시장보다는 실적(Outliers)에 기반한 개별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는 “올해 실적이 개선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섹터와 종목인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헬스케어 관련 주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식 투자가 애매할 경우 원자재(Raw materials) 투자를 대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우라늄 가격이 최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20년 파운드당 40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우라늄 가격은 2023년 초반 50달러대를 기록했고, 12월에는 90달러로 최근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우라늄에 대한 투자는 보통 ETF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라늄 광산을 보유한 기업의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된 카네코나 런던 시장의 옐로케이크 등의 주가가 최근 크게 상승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이나 원자재 투자와 달리 부동산 시장은 올해도 맥을 못 출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투자 수요나 매도 물량 등이 2020년 고점 대비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한파는 건설 업계로 옮겨붙었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이 최근 480억원 규모의 PF 우발채무를 견디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누가 ‘넥스트 태영(Next TAEYOUNG)’이 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광수 광수네 부동산 대표는 “불확실성이 큰 때일수록 시장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갭(Gap)투자 건수를 나타내는 투자 수요와 매도 물량, 전세·매매 비율 추이 등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창업시장 역시 ‘신(新)불황 시대’에 맞는 틈새나 돌파구 찾기가 요구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그 동안 자영업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핵심 이슈는 ‘골목상권 활성화’였다. 때문에 창업 역시 분양가 거품이 큰 신도시 아파트 상권보다는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원도심 골목상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상훈 창업통TV 대표는 “올해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적용된다. 주휴수당까지 합한다면 시간당 인건비는 1만2000원에 육박한다”면서 “ 때문에 창업 역시 10평 내외의 작은가게 창업이나 ‘1인 창업’ 혹은 ‘1.5인 창업’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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