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봉합 및 재건술…“동맥·뇌신경 등 손상 없고 순조롭게 회복 중”
흉기 습격으로 수술 후 치료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왼쪽 목에 1.4㎝ 자상을 입었으며 속목정맥(내경정맥·목 안쪽에 분포한 정맥) 절반 이상이 잘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측은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 들여 이 대표를 이송한 뒤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수술 집도의인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가)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지만 칼로 인한 외상 특성상 추가 손상이나 감염, 합병증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에 따르면, 이 대표는 좌측 목 부위에 흉쇄유돌근이라고 하는 목빗근 위로 1.4㎝ 길이의 칼에 찔린 자상을 입었다. 민 교수는 "근육을 뚫고 그 아래 있는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져 있었고 핏덩이가 많이 고여 있었다"며 "다행히 동맥이나 주위 뇌신경·식도·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지난 2일 오후 4시20분께부터 1시간40분 동안 이 대표 수술을 진행했다. 약 9㎜ 길이의 찢어진 속목정맥을 봉합하고 혈관 재건술을 진행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민 교수는 "혈관 재건술은 수술 부위에 출혈·혈전이 생기고 장기 손상이나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중환자실에 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행히 잘 회복해 수술 다음날 (일반) 병실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하게 된 경위에 대해 민 교수는 "속목정맥이나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의 경우) 당시 속목정맥 손상이 의심됐고, 기도 손상·속목동맥 손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목 부위는 혈관과 신경·기도·식도 등 중요 기관이 몰려있는 곳이어서 상처의 크기보다 얼마나 깊이, 어느 부위가 찔렸는지가 중요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민 교수는 또 서울대병원이 2021년부터 서울시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중증외상센터가 없다는 일각의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 측은 앞서 브리핑을 계획했다 취소하며 불거진 잡음에 대해 "수술 후 언론브리핑을 하려 했으나 법리 자문 결과 환자 동의 없이 할 수 없었고, 외상환자 특성상 안정이 최우선이라 브리핑을 하지 못했다"면서 이 대표 회복 후 본인 동의를 받아 브리핑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시찰한 뒤 차량으로 돌아가던 중 김아무개(67)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왼쪽을 찔렸다. 내경정맥 손상을 입은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뒤 당일 오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