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PF 조사하라” 합천 시민단체, 지역 호텔 부실 대출 ‘맹공’
  • 김대광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4.01.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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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과 시행사의 공모·묵인도 의심”
금융사 “합천군 승인하에 대출약정서 체결”
‘함께하는 합천’ 이재수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금융감독원 앞에서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사업과 관련해 금감원 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함께하는 합천 제공
‘함께하는 합천’ 이재수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금융감독원 앞에서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사업과 관련해 금감원 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함께하는 합천 제공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사기 의혹과 관련해 경찰과 감사원의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금감원도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합천시민단체인 '함께하는 합천'은 1월5일 서울 금융감독원 앞에서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사업 관련 금감원 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재수 ‘함께하는 합천’ 대표는 이날 “금감원은 가장 악질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사기사건과 연루된 메리츠증권을 조사해야 한다”며 “금감원장은 합천군의회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여 합천군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특히 “대출 금융기관에서 공정률 6%에 불과한 사업에 255억원 부대사업비 전액을 집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행사가 계약 업체에 15억여원을 돌려받기로 한 이면계약서를 보고도 대출을 승인하는 등 시행사와 금융사의 공모 또는 묵인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실 대출 결과가 합천 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지면 안 된다"면서 "금감원은 여러 의혹이 있는 대출 금융기관 메리츠증권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합천 지역사회에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합천지역 시민단체 ‘함께하는 합천’은 대리금융기관인 메리츠증권의 부실한 대출 운영과 시행사와의 공모 의혹이 있다며 책임규명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금융김독원에 제출했다.

앞서 합천군도 지난해 10월 김윤철 군수의 성명으로 대리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부존재소송과 더불어 금융감독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또한 합천군의회도 금감원 조사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하고 금감원장 면담을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특히 시행사가 메리츠증권에 제출한 대출 서류에 △시행사와 감리업체 간 이면계약서가 대출 서류에 첨부되어 있었고 △용역 중복계약 서류 첨부 △대출약정서에 명시된 운영 계좌를 통하지 않았으며 △건축공사 공정률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부대사업비를 모두 승인한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합천 지역 시민단체는 주기적으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뜻있는 이들을 모아 금감원 조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와관련해 메리츠증권은 8일 시사저널에 "합천군 및 시공사와 충분한 협의기간을 거쳐 대출약정서를 함께 검토했고 합천군의 승인 하에 대출약정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합천영상테마파크 조성사업은 2024년까지 총 사업비 590억원(대출금 550억, 사업시행사 자부담 40억)으로 합천군 용주면 영상테마파크 내 1607㎡에 연면적 7336㎡ 5층 2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민간업체인 모브호텔앤리조트가 합천군에서 무상 제공한 부지에 호텔을 지어 기부채납한 뒤 20년간 운영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됐으나 지난해 4월 시행사 대표가 대출금을 가지고 잠적해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실시협약을 맺은 합천군은 최대 300억원을 손해배상 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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