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부부‧검찰 식구 구하려 등판한 원포인트 투수일 뿐”
  • 구민주 ·김종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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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출마자들]경기 고양갑 출마 예정자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
“독선·無비전·협소한 인재풀, 윤석열 정부 3대 문제”
“조용한 다수에 귀 기울일 것…민주당, ‘자만’은 최악”

오는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집니다.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나와 가족, 우리 동네와 대한민국의 운명이 좌우됩니다. 시사저널은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습니다. 출사표를 던진 각 지역구의 후보들을 만나 출마 포부와 핵심 공약, 정치 현안에 대한 솔직한 소신을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카카오톡‧포털보다 유튜브를 더 많이 사용하는 시대가 왔다. 정치도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서 격한 변화를 겪어내고 있다. 이토록 어지럽고 복잡하며 자극적인 정치 유튜브 생태계에 4년 전 혈혈단신으로 뛰어 들어 날로 존재감을 키워 온 정치인이 있다. 24만 구독자의 아침을 날마다 ‘옳은 소리’로 깨우는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이다.

유튜브와 방송 세계에서 넓고 깊게 대중을 만나며 지금 이 시대의 ‘소통법’을 익혔다는 김 소장은 “당장 눈에 보이는 적극적 여론 뒤에 조용한 다수의 목소리를 듣고자 늘 귀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는 정치를 목표했다. 이를 위해 22대 총선에서 경기 고양갑에 출사표를 던지고 국회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 소장의 ‘옳은 소리’는 상대편과 내편 모두를 향해 있다. 그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독선적이고 아무런 비전이 없으며 인재풀이 협소하다”고 평가하며 “총선의 시대정신은 ‘윤석열 정부 심판’이 돼야 한다”고 직격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엔 “자신의 친가족과 검찰 식구를 구하기 위해 등판한 투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자만은 독”이라며 “180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을 주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10일 오후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갑 예비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10일 오후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갑 예비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내년 총선에서 왜 정치인 김성회가 필요한가’라고 묻는다면.

“최근 제게 가장 눈에 띄었던 뉴스는 ‘유튜브가 카카오톡 사용시간을 넘어섰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유튜브 활용을 다른 사람 채널 나가서 구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말을 하고 표를 얻는 개념 정도로 생각한다. 그 차원이 아닌, 새로운 ‘장’이 된 미디어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대책 있고 경험도 있는 사람이 정치권에 필요하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 사회 곳곳에서 X세대(1970년대생)가 리더십을 갖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도 이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그 X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 중 하나로 저도 자격이 있지 않을까 말씀드린다.”

유튜브 활용 능력, 정치인 김성회의 최대 강점인가.

“제 유튜브 채널 ‘옳은소리’ 구독자가 24만 명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중 저보다 구독자 많은 현역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의원 단 둘 뿐이다. 저 혼자 촬영‧편집‧기술까지 챙기며 키운 채널이다. 여기에 잦은 방송 출연을 하며 결국 대중들을 어떤 언어로 설득해야 하는지에 대해 경쟁력을 갖게 됐다. 또 저는 민주당 안에서 오래 보좌관 활동을 하며 경륜을 쌓아왔다. 당 사정에 대해 이미 누구보다 잘 안다.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것 못지않게 당내에서 성장하며 검증 받아온 인물들을 정치 전면에 등장시키는 것도 총선에선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그 하나의 사례가 되고 싶다.”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이 된다면 가장 이루고픈 과제는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 특히 선거법을 고쳐 제도적으로 ‘경쟁’이 가능하게 만들고 싶다. 누구나 한번쯤 정치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막상 본인이 현역 의원이 되면 어젠다를 잊거나 버린다. 저는 당선이 되더라도 정치 개혁, 특히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선 제 목소리를 끝까지 낼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것인가.

“지금 우리 사전선거운동만큼 어이없는 제도는 전세계에 없을 것이다. 정치 신인들이 사실상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없는 기이한 구조다. 현역 의원은 동마다 돌아다니며 의정보고서 뿌리고 사람들 만나는데, 신인은 그 지역 출마 의사를 밝히는 순간 선거법으로 처벌 받는다. 후원금도 마찬가지다. 물가는 오르는데 1억5000만원 한도는 20년 째 묶어두고 있다. 더러운 돈은 당연히 받아선 안 되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투명하게 정치인을 후원하는 데 액수를 타이트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을까. 이 돈으로는 요즘 지역에 사무실 하나 운영하기도 힘들다. 당원 민주주의를 얘기하면서 정작 전 당원이 함께 모일 공간조차 마련할 수 없다. 이런 점들에 대한 변화 없이는 아무리 신인들에게 가산점을 더 줘도 정치 혁신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반드시 바꿔내고 싶다.”

지역구로 경기 고양갑 출마를 결정했다. 왜 이곳인가.

“고양의 여러 특성이 있다. 수도권이기도 하고, 저와 같은 X세대가 주 거주층이기도 하다. 그리고 진보 개혁 세력에 대한 지지가 어느 지역보다 강하다. 바로 이런 곳에서 앞으로 진보의 교육‧개혁‧정책‧미래는 어때야 하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보고 싶었다. 진보 개혁의 새로운 미래를 유권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제대로 된 판단을 받아보고 싶었다. 여기에서 선택을 받게 된다면 진보 정치에 대한 미래를 좀 더 힘 있게 펼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정치를 시작하는 사람은 대개 ‘무엇을 하겠다’를 강조하는데, 김성회는 국민 목소리를 ‘어떻게 잘 들을지’ 먼저 얘기한다”고 평가했다. 어떻게 받아들이나.

“제가 아침에 ‘옳은소리’ 방송을 켜면 대개 2000~3000명 이상이 들어와 시청을 한다. 그런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100명도 넘지 않는다. 당장 눈에 보이는 댓글들이 민심을 반영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보이지 않는, 조용한 다수의 목소리를 어떻게 청취할지가 항상 제겐 가장 큰 고민이었다. 1만2000여 명의 패널을 모집해 주관식 형태로 깊게 설문하는 ‘정치연구소 와이’를 설립한 이유도 그 고민의 연장선이었다. 말하지 않는 다수와 소통하는 방법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우리 목소리는 김성회가 대신 내주는구나’라고 느끼게 만들고 싶다.”

10일 오후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갑 예비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10일 오후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갑 예비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현장에서 접하는 경제적 민심은 어떤가.

“‘강원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이후로 돈을 빌릴 수 없다고 한다. 만나는 자영업자들이 3년 전에 비해 이자율이 2~3배 올랐다고 말한다. 실제 내야 하는 이자 비용이 2~3배, 심지어 4배까지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금융적 어려움에 대해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안 내놓으니 차라리 코로나19 때가 낫다는 말까지 한다. 중국에 물건 팔던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물가는 치솟아 사과 한 알에 3000원인 시대에 살고 있다. 이토록 어려운데, 올해도 나아질 희망이 없다는 것에 더욱 절망하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

“3가지 문제를 꼽고 싶다. 첫째는 ‘독선’,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59분 대통령’이라고 지적한 점이 타당하다. 둘째로 ‘비전 없음’을 지적하겠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사법적 적폐청산 외에 그 어떤 비전도 없는 정부다. 마지막으로 인재풀이 협소하다. 다양한 인물들의 교류가 어떤 시너지를 낳을지 모른다. 그저 서울대 법대 나와 검사를 한 사람,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해 행정고시 붙어 기획재정부 관료가 된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면 된다는 게 윤 대통령 생각의 끝인 것 같다. 이런 사람들하고만 국정을 운영한 결과를 지금 여러분들이 보고 계신다.”

윤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와 취임 후 아직 만남을 갖지 않고 있다. 이 점은 어떻게 보나.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이 대표를 향해 ‘확정적 중범죄자’란 말을 쓴 후 아직까지 사과하지 않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잡범’이라며 야당의 정치 지도자를 폄훼했다. 그 결과 이재명은 ‘죽어도 싼 사람’, ‘악마’가 돼버렸고 끔찍한 테러범죄가 벌어졌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은 여전히 ‘검찰’이라는 망치를 손에 쥐고 있다. 사람이 손에 망치를 들면 모든 게 못으로 보여 때리고 싶어진다. 검찰 망치로 누군가를 계속 치고 싶은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동훈 위원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원포인트 릴리프’(특정 타자만 상대하기 위해 등판한 투수)라고 생각한다. 그가 노리는 타자, 즉 작전은 단 두 개다. 형(윤 대통령)과 형수(김건희 여사) 구출, 그리고 검찰 식구 구출이다. 형과 형수의 안위를 위해 ‘김건희 특검’을 어떻게든 막으려 하고 있다. ‘도이치 특검’이라는 사상 초유의 단어도 만들었잖나. 그리고 검찰이라는 신성가족을 지키기 위해 ‘50억 클럽 특검’을 막고 있다. 이런 두 가지 해결하기 위해 들어와서 지금 여당의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얘기로 넘어가보자.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은 무얼 해야 하나.

“현재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뜨거운 여론에 민주당이 절대 자만해선 안 된다. 자만이 가장 큰 적이다. 심지어 누군가는 개헌 저지선(200석)을 자신하던데 민심은 그리 녹록치 않다. 민주당은 지난 2021년 보궐선거 이후 단 한 번도 서울에서 이겨본 적 없다. 2022년 지방선거 땐 서울 모든 투표구에서 패배하기도 했다. 이는 곧 서울 시민 상당수가 국민의힘을 찍어본 경험을 했다는 걸 의미한다. 한번이 힘들지 두 번은 마음의 장벽이 확 낮아진다. 2024년 1월에 벌써 4월 선거를 예측한다? 신도 못할 일이다.”

민주당을 향해 ‘180석 몰아줬는데 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이 있다. 어떻게 답해야 할까.

“그저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한다. 약속했던 것들을 실천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여당 180석일 땐 하지 않다가 야당 180석 돼서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 점도 죄송합니다. 이렇게 고개 숙여야 한다. 방송법‧노란봉투법 다 야당되고 나서야 뒤늦게 추진했잖나. 설명과 설득을 하려 하기 전에 부족한 점을 먼저 인정한다면 국민들이 다시 마음을 열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당을 떠났다. 신당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이준석-이낙연 연대가 만들어지는가가 핵심이다. 그 가능성은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의 최근 행적을 보며 ‘이 문제에 대해선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일종의 도그마(독단)가 적은 사람이구나 느꼈다. 절대 해선 안 되는 게 많이 없고, 모든 문제에 새로운 방식을 내놓을 유연성이 보였다. 이낙연 전 대표가 욕심내지 않고 이준석과 연대를 이룬다면 이들의 정치적 파급력은 꽤 있으리라 본다.”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용퇴론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선거를 불과 90일 놔두고 멀쩡하게 있는 당대표를 내보내자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되지 않을 걸 전제로 달아 이 대표를 흔드는 게 맞나.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구책을 택한 모습을 보며, 왜 민주당이 거기에 발맞춰 ‘이 대표 왜 안 물러나냐’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민주당은 민주당의 스케줄대로 가면 된다. 다만 이 대표도 당을 이탈하려는 사람이 없도록 이들을 더 듣고 포용하는 노력은 해야 할 것 같다.”

내년 총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나.

“윤석열 정권 심판이다. 대선 때 자신을 찍어준 국민 상당수에도 외면 받고 있는데 국정 운영에 대한 개선의 의지는 전혀 안 보인다. 1년6개월 넘게 야당 대표는 만나지도 않고, 취임 100일 이후 단 한 차례도 기자들의 질문을 듣지도 않고 있다. 이런 정권 심판해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여기에 더해, 양당의 갈등으로 정치 양극화가 심해진 데 대한 대안을 찾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요약하자면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정권 심판과 대안 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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