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권 성과급, 줄여도 200%대…‘돈잔치’ 눈총 여전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4.01.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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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임단협 타결…임금인상률 2% 수준
지난해 1~9월 1인당 급여·복리후생비 1억원 육박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은 지난주까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한 상태다. ⓒ 연합뉴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은 지난주까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한 상태다. ⓒ 연합뉴스

올해 주요 시중은행들의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규모가 전년 대비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억대 급여와 복리후생비가 일반화된 가운데 줄어든 성과급 규모도 대개 통상임금이나 기본급의 200%대에 달해 '돈잔치' 비판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지난주까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한 상태다. 이들 4개 은행의 올해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0%로 확정됐다. 지난해 3.0%에서 1.0%포인트(p) 하락한 비율이다.

경영 성과급 규모도 전반적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평균 300%를 훌쩍 넘었지만, 올해는 200%대 수준으로 확정지었다.

우선 국민은행은 통상임금의 230%를 올해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통상임금의 280%에 더해 현금 340만원까지 얹어주던 지난해와는 차이가 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월 기본급의 361%였던 성과급 규모를 올해 281%로 축소한다. 성과급의 일부인 현금과 우리사주 비중도 각 300%와 61%에서 230%와 51%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아직 성과급 규모를 책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월 기본급의 292.6%에 달했던 성과급이 올해는 180%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정도가 내부 관측이다.

NH농협은행의 올해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200%와 현금 30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통상임금의 400%와 200만원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조건이 후퇴했다. 

은행들은 올해 경영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책정에 비교적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그에 비례해 직원 보상을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기조인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며 "상생 금융에 따른 부담에 더해 금리 인하로 인한 이익 축소, 각종 리스크에 대비한 대손 충당금 적립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올해 임금인상률과 성과급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별로 저마다 각종 복리후생을 강화해 이를 일부 보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올해 월 기본급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우리사주로 연간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우리사주 의무 매입을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한다. 원격지 발령 직원들에게는 교통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사원 연금 제도에 대한 회사 지원금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재고용을 조건으로 한 육아 퇴직과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한다. 또 본인 결혼 축하금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증액했다.

농협은행은 장기 근속자를 위한 안식 휴가를 확대하고, 건강검진 대상자에 본인 부모를 추가했다.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와 2시간짜리 '반의 반차' 휴가도 신설했다.

은행 직원들이 누리는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타업종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은행 직원의 지난해 1~9월 1인당 평균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9500만원 수준에 달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0만원 증가했다.

은행별 국민은행이 1억200만원으로 최고 수준이었다. 이어 하나은행이 9900만원, 신한은행이 9800만원, 우리은행이 9200만원, 농협은행이 8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으로 보면, 하나은행이 900만원으로 가장 컸다. 뒤이어 신한은행 800만원, 농협은행 600만원, 우리은행 500만원, 국민은행이 200만원의 순으로 규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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