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이선균·김민희 언급하며 “韓, 공인에 높은 도덕성 요구”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1.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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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매체, 한국 사회 청교도주의 면모 지적
“영화인 경력, 도덕성의 제단에서 산산조각 나”
봉준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유력 신문이 배우 고(故) 이선균의 사망을 조명하며 한국 사회가 연예인과 정치인 등 유명인에게 높은 도덕적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14일(현지 시각)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 유명세를 얻은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그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마약 검사 결과가 음성이었음에도 경찰 조사 때마다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된 점 등을 상세히 전했다.

리베라시옹은 그가 숨지기 직전 경찰에서 19시간 동안 조사 받은 점을 꼬집으며 그가 사망한 후 한국 영화계가 경찰과 언론의 압박을 규탄하는 모습도 함께 소개했다.

이어 “그의 죽음을 계기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고인의 이름으로 예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 죽음은 많은 이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밝혔다.

리베라시옹은 한국 사회에서 이런 일이 장기간 누적돼 왔다고 했다. 지난해 K-팝 스타 문빈과 가수 해수, 2020년엔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보다 11년 앞선 해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언급하면서 “이런 축적은 한국 사회와 유명인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프랑스 영화학자이자 성균관대에서 프랑스 영화사 등을 가르치는 앙투안 코폴라 교수는 리베라시옹에 “프랑스인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한국에서) 공인은 오래전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무를 갖고 있다”며 “공적인 것은 모두 사회 도그마(독단적 신념·교리·학설 등)에 부합해야 한다는, 일종의 청교도주의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에 리베라시옹은 “코폴라 교수의 설명에 비춰볼 때 마약 복용 혐의 및 유흥주점 출입으로 조사받은 이선균이 겪은 불명예가 어느 정도였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베라시옹은 또 “이선균을 포함한 많은 영화인의 경력이 도덕성의 제단에서 산산조각이 났다”며 대표적인 예로 배우 김민희를 거론했다.

리베라시옹은 “김민희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유부남인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이 터지면서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고 이후론 홍 감독 영화에서만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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