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야망 무너지나…애플워치 ‘혈중 산소 측정 기능’ 위기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6 10: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플, 특허분쟁 패소시 혈중 산소 측정 기능 제거하기로
‘헬스케어 전략’에 차질…WSJ “시장 진출 리스크 커”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탑재한 애플워치 ⓒAFP=연합뉴스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탑재한 애플워치 ⓒAFP=연합뉴스

애플이 특허분쟁에서 패소하면 자사 애플워치에서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제거하기로 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내용은 앞서 2021년 애플이 자사의 혈중 산소 측정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중소 의료 기술업체 마시모에 의해 공개됐다.

새로 디자인된 애플 워치는 ‘맥박 산소 측정법(pulse oximetry)’으로 알려진 문제의 기술을 전혀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변경을 통해 관련 기능을 간단히 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금지 집행을 담당하는 미 세관국경보호국도 애플의 디자인 변경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대해 마시모 측은 “새로 디자인하는 워치에 ‘맥박 산소 측정법’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애플의 주장은 책임감을 향한 긍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애플워치가 해당 기능을 제외하면 특허 문제로 건강 기능을 빼는 첫 사례가 돼, 애플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애플워치 판매량은 애플의 2023 회계연도 매출의 5%인 180억 달러(약 23조9000억원)를 차지한다. 애플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애플워치는 애플이 추진하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기기다.

애플은 2015년 스마트워치를 출시한 이후 건강 추적 기능을 꾸준히 추가하면서 스마트워치 판매량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워치는 전체 스마트워치 출하량의 30%, 판매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WSJ는 애플과 마시모의 법적 분쟁이 애플의 헬스케어 시장 진출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짚었다. 또 헬스케어 특허를 놓고 애플과 싸울 의지가 있는 업체가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미 국제무역센터(ITC)는 지난해 10월26일 마시모의 손을 들어주면서 중국 등 미국 밖에서 생산되고 있는 애플워치의 미국 수입금지를 명령한 바 있다. 다만 법원이 심리하는 동안 수입금지를 일시적으로 막아달라는 애플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현재 제품은 미국에서 계속 판매 중이다. 현재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이 포함된 제품은 애플워치 시리즈9와 울트라2로, 애플워치SE에는 해당 기능이 없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