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국민주’ 포스코, 이젠 ‘반토막’…차기 회장 선출도 안갯속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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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2차전지 업황 “어렵다”…주가 전망 ‘뚝뚝’
최정우 후임 찾는 포스코…‘호화 이사회’ 논란에 원점

2차전지 테마를 타고 한 때 황제주 등극을 넘보던 POSCO홀딩스 주가가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점 대비 주가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증권가에선 당분간 업황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최정우 회장 후임을 뽑을 후보추천위원회가 ‘초호화 이사회’ 논란에 휘말리면서, 차기 회장 선임 작업 자체가 전면 무효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포스코 그룹주의 주가 향방도 안개 속으로 빠져든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 본사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하는 안건이 17일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포스코 본사 ⓒ연합뉴스

2차전지 붐 타고 포스코 사들인 개미들…새해엔 ‘울상’

16일 코스피 시장에서 POSCO홀딩스는 전일 대비 4500원(1.02%) 내린 43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POSCO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초 27만2000원에서 지난해 7월26일 장중 최고 76만40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40% 넘게 하락한 상태다.

2022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사업을 띄우며 주가 부양에 힘써왔다. 특히 지난해 주식시장에 2차전지 열풍이 불면서, POSCO홀딩스의 주가는 3배가량 급등했다. POSCO홀딩스는 개인투자자가 지난 한 해 동안 11조원어치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에 들기도 했다. POSCO홀딩스가 ‘국민주’로 불렸던 배경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포스코 그룹주 전반이 주가 조정을 맞은 상태다. POSCO홀딩스 뿐만 아니라,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겨간 포스코DX는 이달 들어서만 14% 하락했다. 이밖에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주요 자회사 주가도 10%대 약세다. POSCO홀딩스의 기존 주력 사업인 철강 업황이 최근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침체를 이어가는데다, 2차전지 역시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고개를 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POSCO홀딩스의 4분기 연결 실적이 전망치보다 16.6% 하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2024년에도 중국 철강 업황의 개선세가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적의 뚜렷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POSCO홀딩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기존 70만원선에서 60만원대로 낮아진 상태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 제공

실적 부진에 사법리스크까지…암초 만난 포스코

여기에 회장 선출 리스크도 부각됐다. 국민연금의 구두 개입으로 최정우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포기한 이후 포스코는 다음 달까지 차기 수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선임 절차를 주관하는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호화 이사회’ 논란에 휩싸이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최 회장과 사내외 이사 12명을 포함한 16명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5박7일간 6억8000만원을 집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 비용을 자회사에 나눠 부담하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문제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후추위 위원 전원이 여기에 연루됐다는 점이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지금까지 후추위 주관으로 이뤄진 회장 선임 절차가 모두 무효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회장 선임 관련 일정이 순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후추위는 기존 확정된 내부 후보자 7명에 더해 외부 후보자 15명에 대한 평판 조회를 거쳐, 오는 17일 내‧외부 회장 후보 리스트를 확정할 방침이었다. 이후 자문단을 통해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하고, 이를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 수사가 본격화한 데다 후추위 자체도 신뢰도 논란에 휩싸인 만큼, 관련 일정 소화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일단 후추위는 ‘호화 이사회’ 논란에 대해 외압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이달 말까지 예정된 후보 선임 일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후추위 측은 “포스코 그룹의 새 회장 선출을 위한 엄정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는 중요한 시기에 후보추천위원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모든 후추위 위원들과 함께 더욱 자중하며 낮은 자세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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