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이 된 건축

화순 쌍봉사에 다녀왔다. 몇 년 만이다. 절 마당에 들어서니 눈이 시원해진다. 퇴락하여 초췌하기 그지없던 천년고찰을 이렇게 번듯이 일으켜 세우고 홀연히 떠나간 관해스님이 새삼 고맙...

한풀이 정치, ‘50년 한솥밥’ 깨나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이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이른바 ‘55년 체제’를 출범시킨 지 올해로 50년이 되었다. 최근 우정개혁안이 부결된 것을 계기로 일본 중의원 해...

“구한말은 한국 사상의 르네상스기”

‘증산도를 아십니까?’ 수년 전까지 시내를 걷다가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세르게이 쿠르바노프 교수(42·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 동양학부)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

클래식·가요 찍고 창작 뮤지컬까지

장소영씨(34)는 한국 창작 뮤지컬에 입문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가장 촉망받는 뮤지컬 작곡가로 떠올랐다. 장씨는 지난해 말 창작 뮤지컬 작곡과 음악 감독을 맡아 흥행에 성공하...

음악으로 불 밝힌 백야의 땅

‘불면의 밤이 무한한 행복과 기쁨 속에서 순간처럼 지나가고 새벽의 분홍빛 노을이 창문에 어려 가물거릴 때, 우리의 몽상가가 지치고 기진맥진한 몸을 침대에 던지고, 심장에 지겹도록 ...

홍대앞 남사당패

옛날에 남사당패가 마을에 와서 놀이판을 벌이려면 그 마을 양반들의 허가를 얻어야 했다. 남사당패가 이 마을에서 공연하도록 허가해 달라고 신청하면 동네 양반들은 고민이었다. 남사당패...

김대중·노무현, 적이 되 는가

도청 정국이 김대중-노무현 전·현직 대통령 간의 내전 양상으로 비화했다. 지난 8월5일 국정원이 국민의정부 때인 2002년 3월까지 불법 도청이 있었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아무도 ...

[프리뷰]

월드스타매직쇼9월1~4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아이들의 방학도 이제 끝나간다. 혹시라도 무더위를 핑계로, 바쁜 회사일을 핑계로 피서를 가지 않았다면 이 ...

“이제 거둬들일 일만 남았다”

여성 댄스그룹 베이비복스의 기획사인 DR뮤직의 윤등룡 대표는 중국과 동남아 일대에 한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연예기획자다. 까다로운 규제에 묶여 모두가 철수하고 대...

아빠, 저것도 이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는 ‘하늘천 따지’전(8월16일~9월19일)은 몇 가지 점에서 특별하다. 우선 을 소재로 삼은 국내 최초의 전시다. 한자 붐을 타고 교재...

‘성악계 박지성·장 정’ 한자리에

해마다 여름이면 클래식 팬들은 돌아온 영웅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던 성악가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귀국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구미 무대에서 인정받고 금의...

‘아시아 공동 창작’에 ‘꾼’들이 뭉쳤다

불과 얼마 전까지 아시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크게 두 갈래였다. 하나는 ‘소중화주의’였다. 중국 문화를 절대 기준으로 보고 비중화권 문화에 대해서는 오랑캐 문화로 매도하는 중...

“내친 김에 학교 짓겠다”

“선생님, 한국 장단 좀 가르쳐 주세요.” 요요마는 이야기 도중 한국 장단 이야기가 나오자 곧바로 한국 장단을 배우고 싶다고 제의했다. 나는 간단한 자진모리 장단으로 시작하여 더 ...

정자도 IQ 물려받을까

전설적인 무용가 이저도라 덩컨이 작가 버너드 쇼에게 말했다. “저의 미모와 선생님의 두뇌를 합하면 얼마나 멋진 아기가 태어날까요?” 쇼의 대답인 즉 “나의 육체와 당신의 머리를 닮...

가뜩이나 척박한데 날벼락까지…

요즈음 ‘럭스’라는 펑크 밴드의 MBC 음악캠프 출연 문제로 세상이 온통 떠들썩하다. 이들과 같이 무대에 올랐던 크루(펑크에서 ‘동료’의 개념) 20여명 중에서 2명이 생방송 중에...

음악에 살고 ‘펑크’에 죽는 그들

지난 8월3일 저녁. 홍대앞 라이브 공연장 롤링홀에서 인기 펑크록 밴드 크라잉넛의 공연이 열렸다. 거친 여름비에도 불구하고 열성 팬 3백여 명이 몰려들었다. 공연장은 이들과 밴드가...

“물 흐리는 클럽은 따로 있다”

방송 해프닝이 당사자 사법 처리로 마무리되면서 홍대앞에는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사건 자체보다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가 더 선정적이라는 비판이 가시기도 전에, 댄스 클럽의 사...

고상한 범선들의 눈부신 항해

영어로 ‘톨 십(Tall Ship)’이라고 불리는 범선은 작은 요트는 물론 100여m 길이의 초대형 배까지 다양한 형태와 규격을 갖춘 배를 가리킨다. 각종 선박 박물관이나 기념품 ...

성기 노출 사건 감상법

TV에 귀신이 나왔다. 카우치라는 이름의 이 귀신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놀래켰다. 풀어헤친 머리와 원한에 사무친 앙칼진 눈매로 놀래킨 것이 아니라 거무튀튀한 성기...

‘통일 문학’의 새벽이 열리다

무심결에 방북증이라고 말해왔는데 출발 직전 받아보니 ‘방문증명서’였다. 지난해 8월 방북 교육을 받은 이후 1년 가까이 기다려온 ‘비자 아닌 비자’였다. 여권과 똑같은 크기.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