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 ‘조국 사모펀드’에 수사력 집중한다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9.09.02 10:00
  • 호수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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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펀드 의혹은 입증 가능할 듯--- 증여세 탈루나 우회 상장 의혹은 쉽지 않아

윤석열 검찰총장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상대는 검찰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조국 후보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8월27일 조 후부자에게 제기된 딸 부정입학 및 특혜 의혹, 가족 사모펀드 의혹, 웅동학원 채무 면탈 의혹 등과 관련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고려대 생명과학대, 단국대병원, 웅동학원,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등 30여 군데를, 또 29일에는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래 청문회 전에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강제 수사가 진행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여야가 진통 끝에 인사청문회 일정에 합의한 바로 다음 날 보란 듯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한 검찰에 여권은 발칵 뒤집혔다. 딸 부정입학 및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국민 정서법 위반’이 중심이 됐던 ‘조국 논란’ 정국이 이제는 ‘실정법 위반’으로 비화됐다. ‘여의도’에서는 “검찰이 정치에 개입하려 드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오지만, ‘서초동’에서는 “검찰이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한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대가 상대니만큼 뭔가 혐의점을 포착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그 중심에는 가족 사모펀드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조 후보자 의혹에 대한 고발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다”면서 “자료 확보가 늦어질 경우 객관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즉, ‘국민적 관심’이라는 수사의 명분이 섰고, 무엇보다 핵심 관련자 도피와 증거인멸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수사상 ‘긴박함’ 때문에 압수수색을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아무개씨, 회사 대표 이아무개씨,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 전지회사 WFM의 우아무개 전 대표는 현재 동남아 등지로 출국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이 도피성 출국을 한 것으로 보고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조 후보자의 동생과 처남 등 일부 가족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사모펀드를 둘러싼 의혹은 조 후보자가 십수억원에 이르는 돈의 투자처를 직접 결정했기 때문에 실정법 위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검찰은 금융거래 추적에 나서는 등 사모펀드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모펀드와 관련된 의혹은 △‘OEM’ 방식의 가족펀드인가 △관급공사 수주 과정에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는가 △증여세 탈루 및 우회상장을 시도했나 등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8월27일 검찰 관계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8월27일 검찰 관계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 조국 펀드, ‘OEM’ 방식의 가족펀드인가

자유한국당은 당초 조국 후보자 의혹을 제기하면서 조 후보자 일가가 사모펀드를 ‘개인금고’처럼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코링크PE가 운영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출자금은 모두 14억원인데, 모두 조 후보자 일가의 돈이다. 조 후보자의 아내와 두 자녀가 10억5000만원, 처남과 그의 두 아들이 3억5000만원을 각각 투자했다. 이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OEM펀드’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제조업에서의 ‘주문자생산방식(OEM)’처럼 펀드 운용사는 형식적인 역할에 그치고, 투자자가 펀드 운용을 마음대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집합투자업(펀드 운용사)은 투자자로부터 운용지시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여기에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이는 코링크PE가 금감원에 허위보고를 한 것이다. 허위보고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라면서 “또한 조 후보자는 코링크PE와 74억5500만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정서를 체결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실제로는 10억여원만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허위보고이자 이면계약을 통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한국당은 “펀드 정관을 보면, 출자 약정금 총액의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지분의 동의가 있으면 회사 재산을 배분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는 총 사원(총 출자 지분)의 동의로 정관을 변경하도록 규정한 상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 웰스씨앤티, 관급수주에 관여했나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펀드는 가로등 자동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의 지분 38%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다. 문제는 조 후보자 일가의 펀드가 웰스씨앤티를 인수하자마자 관급공사 수주를 통해 실적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조달청에 따르면 웰스씨앤티는 2017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2년간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44곳에서 총 177건, 31억원을 수주했다. 이 가운데 여당 기관장 지역이 83%(26억원)를 차지했다. 2017년 17억6000만원에 그쳤던 매출은 2018년 말 기준 30억6400만원으로 1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수주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직권남용죄, 뇌물수수죄, 업무(입찰)방해죄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 ‘증여세 탈루’ ‘우회 상장’ 노렸나

조 후보자 일가 투자 펀드에 제기되는 또 하나의 의혹은 ‘펀드를 통해 자녀에게 탈법적 증여를 노렸거나 우회상장을 통한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도모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사모펀드는 중도해지 시 환매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는 펀드의 다른 투자자들에게 분배된다. 그러나 조국 펀드는 가족끼리 펀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세금 없이 자녀들에게 재산 증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회 상장에 대한 의혹은 코링크PE가 코스닥 상장회사인 ‘WFM’과 비상장회사인 ‘웰스씨앤티’를 인수해 합병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가치를 40배 부풀린 전환사채를 발행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듯 의혹 수준의 내용들이 실제 혐의 입증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검 관계자는 “증여세 탈루나 우회 상장 의혹은 계획일 뿐 실제로 발생한 일이 아니다.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펀드에 대한 의혹은 입증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만약 가족펀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조 후보자가 펀드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렇게 되면 펀드와 관련한 의혹에 대한 책임에서 조 후보자도 자유로울 수 없다. 대검 관계자는 “핵심은 조 후보자가 관급공사 수주에 개입했느냐는 것”이라면서 “만약 펀드 실소유자 의혹을 받고 있는 5촌 조카 조씨, 펀드회사 대표 이씨 등이 조 후보자의 이름을 마음대로 팔고 다니면서 관급수주를 받았다면 조 후보자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서울중앙지검 수사는 여기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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