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묫길 ‘진드기·벌·뱀’ 주의보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9.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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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쯔가무시증 등 감염병 예방에 긴 옷 필수

추석을 맞아 성묘하러 가는 사람이 늘어나는 시기다. 성묫길엔 쯔쯔가무시증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게 물려서 발생한다. 가을엔 털진드기가 활동하는 시기인 만큼 쯔쯔가무시증도 증가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쯔쯔가무시증의 90%는 가을철에 발생한다. 

매년 1만 명 정도가 쯔쯔가무시증에 걸린다. 쯔즈가무시균에 감염되면 보통 1~3주의 잠복기를 가진다. 초기엔 열이 나고 으슬으슬 춥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근육통, 복통, 인후염이 동반된다. 복부를 중심으로 3~5mm 크기의 발진이 나타나 3~5일 사이에 전신으로 퍼진다. 털진드기에 물린 부위엔 검은 딱지(가피)가 생기는 것도 특징이다. 드물게는 쇼크가 발생하거나 중추신경계 장애를 일으킨다. 수막염, 간질성 폐렴, 심근염 등이 생길 수 있고 치료가 늦어지면 생명을 잃는다.  

야외활동 후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거나 가피가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1~2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쯔쯔가무시증은 백신이 없고 한 번 병을 앓고 난 이후에도 재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털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다. 

털진드기에 물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풀밭 위에 앉거나 눕지 말아야 한다. 또 야외활동을 할 때는 팔과 다리가 드러나지 않도록 소매가 긴 옷을 입는 게 좋다. 모자, 목수건, 토시, 장갑, 양말, 장화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 야외에서 돌아온 후에는 입었던 옷을 바로 세탁하고 몸을 즉시 씻는다. 특히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 반려동물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요즘 야외활동을 할 때 개나 고양이를 동반하는 가족이 많은데 이때 털진드기가 반려동물에 옮겨붙을 수 있다. 동물에 있는 털진드기를 제거하지 않으면 사람에게도 옮을 수 있다. 

윤지현 건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을철은 쯔쯔가무시증을 비롯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늘어나는 시기다. 특히 쯔쯔가무시증은 가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진드기 종에 따라 봄에 발생할 수 있다. 지역과 시기와 관계없이 야외활동 후 증상이나 가피가 발견되면 즉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예방법과 증상을 미리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제공
질병관리본부 제공

 

뱀보다 벌에 쏘이면 사망률 5배

성묫길엔 벌과 뱀에 쏘이거나 물리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해 추석이 있었던 9월에만 벌에 쏘여 진료를 받은 사람이 3600명을 넘었다. 같은 기간 뱀에 물려 진료를 받은 사람은 582명이다. 

공식적인 보고는 없지만 벌에 쏘이면 뱀에 물린 것보다 사망률이 5배 높다. 정지원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뱀에 물리면 위험한 증상이 수 시간부터 수일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지만 벌에 쏘이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벌에 쏘이면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으로 15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특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알러지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비염, 음식 알레르기, 약물 알레르기 등)은 정상인보다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확률이 3~5배 높다. 초기에 신속한 응급처리를 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벌에 쏘였다면 손으로 짜는 것보다는 신용카드 등으로 해당 부위를 긁어서 침을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침을 제거한 후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한다. 약물, 꽃가루, 음식물 등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천식이 있는 사람은 증상과 관계없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벌에 쏘이는 것을 예방하려면 단순한 색상의 긴 바지와 긴 소매 옷을 입는 게 좋다. 화려한 무늬의 옷이나 몸에 밀착되지 않고 바람에 펄럭이는 옷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벌을 부르는 향수, 스킨로션, 목걸이, 팔찌 등도 자제하는 편이 이롭다. 

뱀에 물린 부위 입으로 빠는 행동 '위험'

잡초가 많은 곳은 뱀도 조심해야 한다. 긴 막대기로 미리 헤집으면서 뱀이 있는지 확인한 후 가는 것이 좋다. 벌초할 때는 장갑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게 안전하다. 

뱀에 물렸다면 물린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나뭇가지 등으로 고정한다. 물린 부위가 심장보다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위치시킨 후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만약 119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물린 부위로부터 심장 쪽으로 5~7cm 되는 부위를 3~5cm 폭의 천으로 묶는다. 단 손목이나 발목의 맥박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천을 꽉 조인 다음 조금씩 풀어주면서 맥박이 강하게 만져지는 순간에 천을 고정한다. 

정지원 교수는 "간혹 뱀에 물린 부위를 째고 입으로 빠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다. 절개를 잘못해 동맥이 손상되면 다량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또 구강 내에 상처를 통해 독이 구조자의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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