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일인지하 만인지상’ 北 조직지도부 파워
  • 감명국 기자 (kham@sisajournal.com)
  • 승인 2020.06.16 12: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의 2대 권력자 김정일의 공식 직함은 국방위원장이지만, 또 하나의 직함이 더 있었다. 조직지도부장이었다. 조직지도부는 북한의 당과 군부, 내각 등 권력기관의 감시와 인사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핵심 보직이다. 조직지도부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는 역대 그 자리를 거쳐간 면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김일성 집권 시절 초대 조직지도부장은 친동생인 김영주였다. 김정일의 숙부이자 당시 권력 ‘2인자’였다. 김영주와 김정일은 후계자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김영주에 이어 2대 조직지도부장이 된 이가 바로 김정일이다. 김정일은 조직지도부를 접수한 뒤 후계자 지위를 굳혔고, 김일성 사후 자신이 권력을 잡은 후에도 조직지도부장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대신 그 아래의 제1부부장이 권력 실세가 됐는데, 그 대표적인 이들이 리제강과 리용철이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 참석한 김여정 제1부부장 ⓒ연합뉴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 참석한 김여정 제1부부장 ⓒ연합뉴스

당시 리제강·리용철은 김정일의 매제로 자타가 공인하는 ‘2인자’ 장성택과 권력다툼을 할 정도로 숨은 권력 실세였다.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가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리제강·리용철과 손을 잡았다는 얘기가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2010년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정체불명의 죽음을 당한다. 리제강은 교통사고로, 리용철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들의 죽음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당시 장성택과의 권력 다툼에서 희생당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에는 역시 ‘2인자’인 최룡해가 조직지도부장에 오르면서 그 위세를 이어갔고, 지난해 리만건이 네 번째 조직지도부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런 리만건이 올해 2월 조직지도부장에서 실각하면서 현재 공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상 김여정이 제1부부장으로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은 외교뿐만 아니라 대내 공안 분야까지 맡았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당 제1부부장으로 표현되고 있는 그의 직책은 핵심 권력기관인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실상 공석이나 마찬가지인 조직지도부장을 대신해 그가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긴장’ 연관기사

남·북·미 딜레마에 꼬여버린 ‘한반도 평화’

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133

탁현민이 청와대로 다시 들어간 이유

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210

임종석 “남북 합의 이행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211

지금 ‘여정공주’는 폭풍 성장 중 

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207

‘일인지하 만인지상’ 北 조직지도부 파워 

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290

앞날이 캄캄한 북한 경제  

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145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