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도 ‘벌벌’…최고수위 10m 남은 中 싼샤댐 무너지면 ‘핵재앙’?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7.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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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물폭탄에 세계최대 싼샤댐 ‘위태’
수문 열자 중하류 피해 속출…방사능 노출 위험까지

중국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대규모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 싼샤댐의 상황이 더 불안해지고 있다. 최고수위까지 10m 안팎만 남은 상태인 데다 붕괴 가능성도 제기되면서다. 문제는 강 하류에 원전이 밀집해있어 싼샤댐이 범람하거나 붕괴하면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싼샤댐은 안전한 걸까.

21일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에 있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용 댐인 싼샤댐이 창장(長江) 하류로 물을 방류하고 있다. ⓒ 연합뉴스
21일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에 있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용 댐인 싼샤댐이 창장(長江) 하류로 물을 방류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록적 물폭탄에 中 ‘일촉즉발’

중국에서는 지난달부터 폭우가 계속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남부지방에 최악의 수해가 발생해 지금까지 14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이재민 수가 4500만 명을 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93개 강이 이미 경고 수위를 넘겼다. 여기에 다음주 초반 경 장마가 예보돼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싼샤댐의 수위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싼샤댐은 양쯔강 중상류 후베이성 이창에 있는 세 개의 협곡을 잇는 댐으로, 저수량이 393억㎥에 달한다. 이번 비로 유량이 한때 초속 6만1000㎥까지 치솟았으며 댐 수위는 164m까지 올랐다. 경계수위를 20m 초과한 수치다. 현재 유량은 4만6000㎥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호우 예보가 계속되면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댐 붕괴로 17만 명 사망 경험한 中…싼샤댐에 ‘예민’

싼샤댐은 2009년 완공됐을 때부터 붕괴설이 끊이지 않았다. 규모가 워낙 큰 탓에 한 번 사고가 나면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싼샤댐이 휘어진 것처럼 보이는 위성사진이 SNS를 통해 유포돼 여론이 들끓었다. 중국 당국은 “위성사진이 보정되지 않아 나타난 단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지만 불안함 심리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는 “싼샤댐이 곧 무너질 테니 빨리 대피하라”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인이 싼샤댐 붕괴설에 더 예민한 이유는 실제 댐 붕괴로 수십만 명이 사망한 바 있기 때문이다. 1975년 8월 태풍 ‘니나’로 인해 동부 허난성의 반차오댐이 무너져 하루 만에 17만 명 넘게 사망한 사고다. 전문가들은 싼샤댐이 무너질 경우 배후지인 이창에서만 50만 명이 희생될 것이라 예측한다. 이재민만 4억 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23일 오전 8시 기준 중국 우한 한커우(漢口) 지역의 수위는 28.51m. 경계 수위를 이미 1.21m 넘었다. ⓒ 연합뉴스
싼샤댐이 밑으로 흘려보낸 '창장 2호 홍수'가 우한 일대를 통과한다. 우한시는 범람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연합뉴스

싼샤댐 무너지면 후쿠시마 사태 재연 가능성

게다가 싼샤댐이 붕괴한다면 그 피해가 우리나라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쯔강 하류에 위치한 상하이 인근에 원전 9기가 밀집해 있어서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원전이 침수되면서 원자로 냉각기능이 망가져 방사능이 유출됐는데, 이번에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국 당국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당국은 “댐의 안전 운영상태는 양호하며 최근 어떠한 변형이나 위험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1만2000개에 달하는 모니터 장비로 실시간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100년은 끄떡없다”고 장담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싼샤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6차례 방류를 결정했다. 초당 4만3000㎥의 물을 쏟아내며 수위를 161m까지 낮췄다. 그러나 싼샤댐에서 수문을 열수록 강 중하류 지역 침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강 중하류에 위치한 대형 담수호인 둥팅후와 타이후를 비롯한 63개 지점에서 경계수위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이 있는 후난성에서만 20일 오전 기준 601만 명이 수해를 입고 34만70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장마가 계속되는 8월 초까지는 초긴장 상태가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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