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오보’ 제2의 검언유착 될 수도” [시사끝짱]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07.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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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사건과 KBS 오보가 빚어낸 ‘검언유착’ 프레임

채널A와 한동훈 검사장이 공모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로부터 거짓 증언을 이끌어내려 했다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이 연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된 가운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을 권고했다. 29일에는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정진웅 부장과 한 검사장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KBS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간 대화 내용을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한 검사장은 자신과 이 전 기자가 공모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KBS의 담당 기자를 대상으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채널A 의혹에 이은 새로운 ‘검언유착 의혹’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27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1차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이은 2차 검언유착 의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BS 보도의 취재원이 현직 중앙지검 고위 간부라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KBS가) 확인 취재 없이 받아서 내보냈다는 점에서 유착 이전에 굉장히 경솔했다”고 덧붙였다.

함께 출연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채널A 사건만 놓고 봤을 때에는 한동훈 검사장이 당하는 쪽”이라며 “한 검사장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추미애 장관이 직권남용을 넘어서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 사건은 제보자의 제보로 시작됐는데 제보자의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며 “추미애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제보자가 함께 해서 호랑이를 만든 ‘삼인성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채널A 사건의 혐의 여부를 떠나 현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피로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부가 공수처를 포함해서 권력기관에 대한 제도적인 개혁을 추진해왔는데, 언제까지 이것만 하고 있을지에 문제 의식이 있다”며 “국정운영의 균형 측면에서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여당에서 말하는 검찰개혁의 방향이라는 것이 다분히 결과론적”이라며 “본인들이 원하는 수사결과가 나오면 개혁이고,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면 잘못된 것이라는 논리로는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KBS가 논란의 보도 이후 대응해야 할 부분에 대해 박 의장은 “KBS 노조들에서도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자체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며 “KBS 입장에서는 이런 저런 구설들이 있는데 굉장한 악재를 만났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만약 정치권 인사들이 보도에 연루된 상황이라고 나온다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권언유착을 넘어선 큰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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