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별로 입맛 극대화…와인 다양화에 성공”
  • 심충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20.08.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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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한 최봉학 ‘고도리와이너리’ 대표
영천 복숭아·포도로 화이트·레드·로제·청수·복숭아 와인 만들어

6차산업에서 성공한 농부는 작물을 재배하는 동시에 직접 상품을 가공하기도 하고, 체험활동 등을 접목한 관광사업도 펼친다. 그들에게 농촌은 고수익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인 일터다. 그들은 제품을 브랜드화하고, SNS 등 온라인을 접목해 유통한다. 경북 지역에서 6차산업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 두 명의 농부를 만났다. 

최봉학 ‘고도리와이너리’ 대표 ⓒ시사저널 심충현
최봉학 ‘고도리와이너리’ 대표 ⓒ시사저널 심충현

■ 취향 따라 와인 맛 개발한 ‘고도리와이너리’

과일 재배 농가는 출하기에 생산량이 많으면 가격 하락으로 손해를 본다. 특히 저장시설이 없으면 수입이 더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여건에서도 독특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농부는 있기 마련이다. 와인 제조로 경북 영천의 농가에 활기를 넣고 있는 ‘고도리와이너리’ 최봉학 대표다. 

1992년 경북 영천 고경면 고도리에 귀향한 최 대표는 복숭아와 포도를 재배했다. 2009년부터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만들었고, 그 이듬해 고도리와이너리를 설립했다. 고도리와이너리의 대표 상품은 와인이다. 와인을 화이트·레드·로제·청수·복숭아 등으로 다양화해 소비자가 자기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게 했다. 최 대표는 “어떤 분은 달콤한 맛을, 또 어떤 분은 부드러운 맛을 좋아한다. 하지만 와인 맛은 거의 천편일률적이다. 취향별로 입맛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와인을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고도리와인을 만드는 농법을 ‘테루아(Terroir)농법’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어로 ‘토양’ 또는 ‘풍토’를 뜻한다. 포도주의 주 원료인 포도가 자라는 자연환경인 지리·기후·토양부터 재배법, 와인으로 제조되는 공정의 상호작용을 모두 관리하는 농법이다. 고도리와인의 포도밭에서 자라는 건강한 포도는 농산물 우수관리 인증(GAP)을 획득했다.

‘고도리화이트’는 10월말 수확한 거봉포도를 쓴다. 당을 첨가하지 않고, 저온에서 6개월 이상 2차 숙성을 거친다. 이것은 풍부한 산과 젖산 발효로 아로마틱한 부케향을 내는 화이트와인이다. 11월초 서리가 내릴 때 높은 당도의 머루포도를 수확해 ‘고도리레드’를 만든다. 당을 첨가하지 않은 채 25도의 고온 발효, 2차 젖산 발효, 오크 숙성을 하면 풍부한 아로마틱향과 오크향, 과일향을 내는 레드와인이 탄생한다. ‘고도리아이스’는 11월초 서리가 내릴 때 머루포도를 수확해 만든다. 냉동창고에서 영하 20도로 얼렸다가 0도에서 녹이기를 세 번 정도 반복한다. 포도의 당만 압착·추출한 아이스와인의 아로마향과 달콤함을 즐길 수 있다. 

10월 중순 거봉포도가 가장 달콤하고 풍부한 향을 낼 때 수확해 포도 껍질을 이틀간 침용, 분리한 뒤 화이트와인처럼 발효시킨 와인이 ‘고도리로제’다. 루비빛 와인색과 풍부한 과일향이 조화를 이뤄 처음 와인을 접하는 사람도 로제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쉽게 맛볼 수 있다고 한다. ‘고도리청수’는 우리나라의 토종 화이트와인 품종인 청수 100%로 만든다. 산미가 높고 향이 풍부해 개봉할 때 입맛을 돋워주는 역할이 뛰어나다. ‘고도리복숭아와인’은 천도복숭아와 털복숭아를 1대1 비율로 제조한다. 이는 천도복숭아의 산미와 털복숭아의 향을 잘 보존시킨 제품이다. 

이런 상품들을 개발한 최 대표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는 “2011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이후 한국와인대상 골드상 5회, 대한민국 주류대상 대상 등을 받았다”며 “해외에서도 베를린 와인트로피 실버상, 아시아와인트로피 골드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와인의 우수성을 인증받아 흐뭇하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더 좋은 품질의 포도와 복숭아를 생산하고, 주위 농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의 농업 기반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곧은 장인정신으로 예쁘게 영근 포도알 하나하나를 최고의 와인으로 계속 만들 것이다. 영천은 물론 대한민국의 자랑거리 브랜드로 ‘고도리와이너리’는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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