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신경 써야 할 감염병들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8.15 10:00
  • 호수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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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증상 비슷해 병행 검사 필요

올해는 예년보다 장마가 길고 강수량이 많다 보니 우리 건강에 위협이 되는 요소도 늘어나고 있다.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 모기 매개 감염병, 접촉성 피부염, 렙토스피라증, 안과 감염병 등 다양한 질환이 장마철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은 세균·바이러스 등 병원성 미생물 또는 독성물질에 오염된 물이나 식품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콜레라, A형 간염과 노로바이러스, 장출혈성대장균 등 미생물이 입을 통해 위와 장으로 들어가 주로 위장관에서 증식하며 염증을 일으켜 복통, 설사, 구토 등 위장관 증상을 보인다.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고 오염된 물에 닿은 음식은 먹지 말고 버리며 물은 생수나 끓인 물만 마셔야 한다. 또 음식은 위생적으로 조리해 충분히 익혀 먹고 손에 상처가 있거나 설사, 구토, 복통 증상이 있으면 음식을 조리하지 말아야 한다.

긴 장마와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모기 개체 수가 급증하므로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므로 야간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밝은색의 긴팔 상의와 긴바지를 입으며 모기 기피제, 방충망, 모기장 등을 사용해야 한다.

장마철에 피부가 오염된 물에 장시간 노출되면 오염된 물에 있는 세균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의해 피부에 가려움, 두드러기, 물집 등이 나타나는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집중호우나 홍수가 발생했을 때 농작물 피해 방지나 재해 복구 작업에 종사한 농부, 군인, 자원봉사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은 렙토스피라증이다.

ⓒ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 이종현

홍수 복구 작업자는 렙토스피라증 주의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등줄쥐가 보균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 균을 소변으로 배설해 흙, 진흙, 지하수, 개울, 논둑 물, 강물 등을 오염시킨다. 이와 같은 오염 물질이 피부의 상처나 점막을 통해 감염을 일으킨다. 따라서 침수 지역에서 작업할 때는 반드시 보호복, 장화,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오염된 물에 노출된 피부는 깨끗한 물로 씻어내야 한다.

대표적인 여름철 질병 중 하나인 유행성 결막염은 눈이 가렵고 충혈되며 붓고 이물감이 나타난다. 유행성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눈을 만지지 말고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수영장과 목욕탕은 피하며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문제는 장마철에 흔한 감염병 대부분이 발열, 오한, 몸살 등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어 코로나19 방역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음식, 물 그리고 개인위생에 유의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 침수 지역에서 보호장구를 잘 갖춰 입어 감염병 예방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럼에도 장마철 감염병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에 대한 진찰과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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