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 사살? 연평도 공무원 ‘실종 미스터리’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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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2명 둔 40대 가장, 근무 중 실종 후 북한 해역서 발견된 듯
국방부, 북측 총격에 사망한 뒤 화장된 것으로 파악
지난 7월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앞 바다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움직이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7월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앞 바다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움직이고 있다. ⓒ 연합뉴스

서해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 해역으로 넘어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은 해당 공무원이 왜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는지, 또 북한군은 어떤 경위로 총을 쐈는지 등을 파악 중이다.  

24일 국방부와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47)씨가 지난 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업무 수행 중 해상에 표류하다 실종됐다. 당국은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졌고, 북측이 시신을 수습해 화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북한군의 총격을 '의도적 도발'이 아닌 '우발적 사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측 경계병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접경지역 방역 지침에 따라, A씨에게 총을 쐈고 시신 역시 곧바로 화장했다는 것이다.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북측이 A씨를 화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측 고위급 인사가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가 북한으로 넘어간 이유에 대해선 "남한에서의 신병을 비관해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나 확인 중"이라고 했다. 관계 당국은 A씨의 실종 경위와 사살 과정 등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빠르면 이날 중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앞서 21일 낮 12시51분께 소연평도 남쪽 2㎞ 해상에서 A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군은 22일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실종 추정 장소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10여㎞ 떨어져 있다. 군경은 실종 해역에 대한 수색을 벌였지만, 어업지도선 선미에 나란히 놓여 있던 A씨 샌들만 발견됐다. 

국방부는 "우리 군 첩보에 의하면, 실종 다음날인 22일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돼 정밀분석 중"이라며 "실종 경위, 경로 조사와 함께 북측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도 "관계 당국이 확인과 분석이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A씨에 대해 "결혼을 해서 자녀 2명을 두고 있으며 평소 근태 등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경에서 조사를 하면 A씨의 신변정보 등에 대해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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