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무원 피격됐는데도 산림청 남북협력 홍보물 제작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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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 6일 뒤인 28일 ‘남북산림협력사업용 홍보물품 구입 비용’ 결재
매년 남북 산림협력관련 예산 크게 늘어나
산림청이 우리 공무원 피격 6일 뒤인 지난달 28일 구매해 제작한 남북산립협력 홍보 선물용 ‘평화 키트’ 구성품 ⓒ홍문표 의원실 제공
산림청이 우리 공무원 피격 6일 뒤인 9월28일 구매해 제작한 남북산립협력 홍보 선물용 ‘평화 키트’ 구성품 ⓒ홍문표 의원실 제공

산림청이 9월22일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 영해에서 피격당한 이후에도 남북산림협력 홍보 목적의 ‘평화 키트 제작'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홍문표 국민의힘(충남 예산·홍성)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산림청은 우리 공무원 피격 6일 뒤인 9월28일 ‘남북산림협력사업용 홍보물품 구입 비용’ 예산을 결재했다. 이 돈은 ‘새산새숲 평화키트’라는 이름의 선물용 홍보 키트 제작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리플렛, 스포츠타월, 신발 끈, 신발 끈 풀림방지 클립, 배지, 마스크 등으로 구성된 키트 196개가 제작됐다. 개당 단가는 6만6000원으로 이 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총 1293만6000원이다. 리플렛 및 구성품에는 남북산립협력을 이어가자는 취지의 그림, 설명이 들어있다.  

산림청이 지난달 28일 ‘남북산림협력사업용 홍보물품 구입 비용’ 예산을 결제한 내용의 공문 ⓒ홍문표 의원실 제공
산림청이 9월28일 ‘남북산림협력사업용 홍보물품 구입 비용’ 예산을 결제한 내용의 공문 ⓒ홍문표 의원실 제공

산림청이 키트를 구매·제작한 때가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해상에서 사살된 때라는 점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 것이며 공무원 피격 사태를 의식해 키트를 배포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문제를 제기한 홍문표 의원은 “9월22일 대한민국 공무원이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천인공노할 사건이 벌어졌다”며 “지금은 유가족의 깊은 상심에 애도와 위로를 전해야 할 때인데 이러한 시기에 남북한 평화를 염원하는 홍보 물품을 구매한 산림청의 처사는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2016년 8억4000만원이던 남북산림협력 관련 예산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늘어나 올해 9월말 현재 53억5000만원이 쓰였다. 내년엔 이보다 늘어난 90억3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남북은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산림협력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선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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