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조성길 망명 사실이면 정부가 설명 말아야”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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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북한에 끌려가 있어…노출시키지 말아야”
태영호 전 공사 ⓒ 시사저널 박은숙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 시사저널 박은숙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조성길 전 북한 이탈리아 주재 임시대사대리의 한국 망명과 관련해 “만약 사실이라면 가급적 노출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조성길이 진짜 한국에 와 있는지 자체도 제가 확인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에 대해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으로 끌려가 있는 특수한 상황이고 조성길 부부 소재가 어디냐에 따라 북한에 있는 친척과 혈육에 대한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며 “최대한 개인의 요구사항을 존중해주는 원칙에서, 북에 두고 온 딸과 친 혈육의 안위 등을 종합적으로 두고 다뤄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버지로서 자녀에 대한 안위가 제일 중요하다”며 “모든 것은 조성길 본인과 그들이 북한에 두고 온 자녀의 안위를 생각하는 입장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만약 조성길이 대한민국에 와 있다면, 딸을 북한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며 “외교부 국감에서 조성길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 의원은 또 “조 전 대사대리의 소재와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만일 탈북 외교관들이 대한민국으로 망명하면 북한에서는 그들을 배신자, 변절자로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된 탈북 외교관들의 북한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불이익 중 가장 가혹한 처벌은 지방으로의 추방”이라며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의 극단적 처벌은 하지 않지만 변절자 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태 의원은 “2018년 조성길과의 오랜 정을 생각해 그를 대한민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었다”며 “하지만 한달 만에 공개할 수 없는 라인을 통해 ‘조성길이 북한 대사관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그의 딸을 데려오지 못했고, 북한은 즉시 대사관 직원을 시켜 그의 딸을 평양으로 강제 귀환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조성길의 한국행을 계속 주장하면 조성길과 북에 끌려간 딸에게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충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나는 내가 조직한 조성길 한국행 추진위원회를 자동 해산하고 활동을 중지했다”며 “그때부터 관련된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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