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먹지 않는 여성의 빈혈 유병률이 계란을 즐겨 먹는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계란을 즐겨 먹는 여성은 과일ㆍ채소ㆍ등 푸른 생선 등을 더 많이 섭취하는 등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시그너처(Sig-Nurture)사의 시그리드 깁슨 영양사팀은 2017년 영국 국립식이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647명(남 273명, 여 374명)을 대상으로 계란 섭취 여부와 여러 질병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영양회보(Nutrition Bulletin)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빈혈 예방 성분인 철분 함량은 계란을 즐겨 먹은 여성에게서 더 높았다. 계란을 섭취한 여성은 철분 축적을 나타내는 지표인 페라인의 혈중 농도가 72㎍/ℓ인데 비해 계란을 섭취하지 않은 여성은 49㎍/ℓ에 그쳤다. 계란을 섭취한 여성의 빈혈(헤모글로빈 12g/㎗ 미만) 유병률은 5%였다. 계란을 섭취하지 않은 여성은 이보다 3배 이상 높은 18%였다. 남성에게서는 계란 섭취 여부에 따른 빈혈 유병률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계란 섭취 여성의 빈혈 유병률이 낮은 것은 계란 노른자에 철분이 들어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지만 연구팀은 계란을 즐겨 먹는 여성이 더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계란 섭취 여성과 미섭취 여성은 과일 섭취량(각각 하루 평균 116g 대 75g), 채소 섭취량(195g 대 159g), 생선 섭취량(24g 대 14g), 기름이 많은 생선 섭취량(12g 대 5g)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또 계란을 먹은 여성은 면역력 강화 비타민인 비타민D의 혈중 농도가 계란을 섭취하지 않은 여성보다 17% 높았다. 눈 건강에 이로운 항산화 성분인 루테인의 혈중 농도도 계란을 섭취한 여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베타카로틴ㆍ리코펜 등 카로티노이드(항산화 성분)와 대표적인 항산화 미네랄인 셀레늄의 혈중 농도도 계란 섭취 여성에서 더 높았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과 오메가-3 지방, 미각 발달을 돕는 아연, 비타민 B군ㆍ비타민 C의 혈중 농도도 계란 섭취 여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영국에선 계란 섭취 제한량이 없다. 양에 상관없이 마음껏 먹어도 좋다는 의미다. 이상진 계란연구회장은 “계란은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최고급 단백질의 원천이다. 비타민AㆍDㆍB12ㆍB2ㆍ엽산 등 비타민, 셀레늄ㆍ아연 등 미네랄, 오메가-3 지방뿐만 아니라 콜린ㆍ루테인 등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