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하려면 매일 일기를 써라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2 11: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혈액검사ㆍ인공지능 뇌파 분석으로 치매 조기 발견 가능해져

치매는 하나의 질병명이 아니고 여러 증상의 모임을 일컫는 말이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병에는 알츠하이머병과 뇌혈관질환(혈관성 치매)이 있는데 이 두 질환이 치매 원인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 외에 뇌 손상을 일으키는 모든 신경계 질환들(파킨슨병, 루이체치매, 전두측두치매, 신경계 감염과 염증 등), 호르몬 장애, 비타민 결핍이 치매의 원인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65세 이상의 노인 100명 중 5~10명 정도에서 발병하는 심각한 병이다. 하지만 아직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일부 알려진 바로는 건강했던 뇌세포가 유전자 이상으로 이상 단백질을 만들어서 뇌세포에 독으로 작용해 뇌세포가 사망하게 된다. 

최근 연구에서 규칙적인 운동이 뇌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빠르게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흔히 고스톱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고스톱은 전체 판세를 읽고 책략을 구사하며 점수를 계산하는 두뇌활동을 요구하는 오락이다. 노인에게서 인지기능을 증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나 고스톱이 치매를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다소 지나친 주장이다. 고스톱이 일부 뇌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지만 전반적인 인지기능이나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향상시키지는 않는다. 고스톱만 잘 치는 치매 환자가 될 수 있다. 글을 읽고 쓰는 창조성을 요구하는 뇌 활동이 치매 예방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노년이 되어서도 저녁 취침 전 하루 있었던 일과를 돌이켜보며 어릴 때처럼 매일 일기를 쓰는 습관을 지니면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인공지능 뇌파 분석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중앙대병원=인공지능 뇌파 분석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국내 치매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며 초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막고 치료도 가능하다. 뇌혈관이 좁아지고 막혀서 뇌로 산소 및 영양분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뇌세포가 죽어서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하고 얼굴이 돌아가기도 하고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한다. 아무런 증상 없이도 치매가 올 수 있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관을 젊을 때부터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운동 부족 등 혈관을 지저분하게 할 만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윤 교수는 “40대 이후부터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확인하고 조절하며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뇌혈관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뇌혈관이 막혀 가볍게 팔다리 혹은 안면 마비가 있다가 증상이 소실되면 완치된 것으로 알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앞으로 뇌졸중이 반복되거나 치매가 발생할 것을 예고하는 것이므로 위험인자를 찾아 치료하고 예방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뾰족한 치매 치료법이 없는 현재로서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 교수팀은 최근 혈액검사를 통해 혈장 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바이오마커를 밝혀내 진단키트를 만들었다. 또 인공지능 뇌파 분석 의료기기 소프트웨어(아이싱크브레인)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진단에 대한 정확도가 90% 이상인 것을 확인했다. 윤 교수는 “정확도가 높은 인공지능 뇌파 분석검사와 간편한 혈액검사만으로 치매 위험을 예측하면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초기 치료를 통해 중증 치매로의 진행 비율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치매 진료를 받은 환자는 80만 명으로 연평균 16% 늘어나고 있다. 2009년 대비 4배 늘었다. 2019년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진료를 본 환자는 27만6045명으로 최근 10년간 19배 늘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