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입안이 화끈거리면 ‘구강작열감증후군’ 의심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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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상 여성 10명 중 1~2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해

입안에 상처가 없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입안이 화끈거리거나 따끔거리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이란 종일 입안이 화끈거리거나 얼얼하고 따끔거리는 등의 불편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은 주로 혀, 입천장 앞쪽, 입술 점막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입안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다. 또 입안이 건조해지거나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젊은 사람이나 남성에서는 드물지만 50세 이상 여성은 10명 중 1~2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환자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구강작열감 증상을 나타내는 지도상설(지도모양의 혀) 
ⓒ관악서울대치과병원=구강작열감 증상을 나타내는 지도상설(지도모양의 혀)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한다. 구강 점막의 작열감은 편평태선, 진균 감염, 알레르기 같은 구강 점막 질환이나 당뇨, 갑상선 질환, 빈혈 및 영양 결핍 등의 전신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구강 검진·혈액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이차성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간주한다.

검사를 받아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일차성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분류한다. 이때는 구강 점막의 감각을 느끼는 신경 자체의 문제로 본다. 신경계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호르몬의 변화, 수면장애, 신경계 질환, 타액 분비 저하 등이 있다. 격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요인도 입안의 통증을 더 심하게 한다.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다르다. 혈당이 높거나 빈혈이 있는 경우에는 혈당을 조절하거나 빈혈을 치료하면 입안 통증이 많이 줄어든다. 구강 점막 질환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항진균제나 스테로이드 가글을 사용하면 증상이 해소된다. 특별한 원인 요소가 발견되지 않는 일차성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신경계 변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신경계를 조절하는 다양한 약물을 통해 증상을 감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구강 점막에 과도한 자극이 가해지는 행위(증상이 있는 부위를 자꾸 문지르거나 치아에 대보는 등)를 삼가며 맵고 뜨거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할 필요가 있다. 입안이 건조해지는 경우 물을 자주 섭취하거나 껌이나 사탕을 저작(입에 넣고 씹음)해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증상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문종 관악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종종 구강작열감증후군이 구강암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는데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일차성 구강작열감증후군의 경우 증상 발생에 관여하는 요인이나 기전이 환자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증상이 있다면 치과병원을 방문해 검사받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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