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트럼프의 폭주…전방위에 ‘분풀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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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감축 지시에 코로나19 비협조까지…답답함 쌓여가는 바이든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백악관의 백신개발팀인 ‘초고속 작전팀’의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7일 대선 패배 결정 이후 첫 공개 행사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백악관의 백신개발팀인 ‘초고속 작전팀’의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7일 대선 패배 결정 이후 첫 공개 행사다. ⓒ연합뉴스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철수, 북극 개발 등 민감한 정책을 거침없이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선 마땅한 저지 수단이 없어, 차기 대통령 취임식(2021년 1월20일)까지 남은 65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각각 2500명으로 감축하라고 명령했다. 미 국방부는 17일(현지 시각)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기한은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기 닷새 전인 내년 1월15일까지로 못 박았다. 해외 분쟁지역에서의 미군 철수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 중 하나였다.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 자신의 의제를 밀어붙여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는 이란 핵시설 공격 검토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백악관 회의에서 국가안보 고위 참모진과 내부회의를 갖고 이란 내 주요 핵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타진했다고 전‧현직 관리 4명을 인용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 공격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추진 금지를 설득했다고 한다.

중국에 대한 압박도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권 탄압 혐의가 있는 중국 기업이나 정부 기관 및 관계자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거나 무역 제한 조치를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북극 유전 개발을 위해 알래스카 북동부 북극권국립야생보호구역(ANWR)의 석유 시추권을 경매에 부치는 절차에 돌입했다. 이는 친환경 에너지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이든 당선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자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분쟁의 소지가 있는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동력은 반대세력을 숙청한 데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비협조적인 관리들을 경질하고 충성파로 물갈이했다. 이번 해외주둔 미군 감축 결정도 눈엣가시였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밀리 대행을 후임에 앉힌 뒤 일주일 만에 나왔다. 국방부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에서도 경질이 계속될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횡포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역대 최악으로 심각한 수준인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협조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주간 미국 내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만 명 넘게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 관련 언급만 이어갈 뿐 방역 강화나 규제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비협조로 바이든 당선인 측은 손발이 묶인 상태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관련 자문단을 구성하고 방역에 힘을 쏟겠다고 천명했지만, 지휘 권한이 없어 마스크 착용만 호소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정권 인수인계 작업이 늦어지면 코로나19로 더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다”며 협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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