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변화올까…‘일본통’ 강창일 前의원, 신임 주일대사 내정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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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국회의원·한일의원연맹 회장 출신
靑 “경색된 한·일 관계 실타래 푸는 계기 마련”
새 주일대사에 내정된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새 주일대사에 내정된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 주일대사에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강 내정자는 일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학계에서 오랜 기간 일본에 대해 연구한 역사학자"라며 "특히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정치인으로서, 의정활동 기간에는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회장을 역임한 일본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스가 내각 출범을 맞아 대일 전문성과 경험, 오랜 기간 쌓아온 고위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색된 한일관계의 실타래를 풀고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설명대로 강 전 의원은 4선 의원을 지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대표적 '일본통'이다. 강 전 의원을 신임 대사로 내정한 것은 경색 국면에 있는 한·일 관계를 적극 풀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한 일본의 원활한 협조와 내년 1월 출범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동맹' 우선 정책에 대한 대응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강 전 의원에 대한 임명 절차는 당사국(일본)에 대한 대사임명동의 절차 등을 거쳐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 출신인 강 전 의원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대에서 동양사학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배재대 일본학과 교수와 도쿄대 객원교수를 지냈다. 학창 시절인 고교 3학년 때는 3선 개헌 반대시위에 참여했고, 대학 시절인 1974년에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기도 하는 등 민주화 운동에도 앞장섰다. 

제주를 지역구로 17대 국회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을 지낸 그는 국회에서도 일본 관련 활동에 공을 들였다. 오랜 기간 한일의원연맹에서 활동했고, 부회장과 회장을 역임한 뒤 현재는 명예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강 전 의원은 2010년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논란 당시 국회 독도영토수호대책특위 위원장으로서 독도에서 특위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그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새 국회엔 새 인물이 필요하고, 중앙 정치부터 물갈이 돼야 한다'며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뒤에도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본과의 각종 현안에서 후방지원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아베 신조 총리 재임 당시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자 청와대와 교감하며 의원 외교를 이끌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도쿄에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자민당)과 만찬 회동을 하고 강제징용문제 등을 논의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주일대사에 정치인 출신을 발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학자 출신인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석좌교수가 문재인 정부 초대 주일대사를 지냈고, 현재는 외교부 출신이자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남관표 주일대사가 활동 중이다. 강 전 의원 내정으로 2019년 5월 임명된 남 대사는 1년6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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