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K는 새 용병으로 내년 시즌 반전에 성공할까
  •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2.19 13:00
  • 호수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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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최악의 성적 남긴 두 팀, 외국인 선수 교체로 전력 상승 노려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이제 내년을 겨냥한 스토브리그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각 구단별 FA 계약 협상이 한창이지만, 역시 최대 관심사는 팀 전력 상승에 즉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 움직임이다. 당장 올해 KBO 공식 타이틀 14개 중에 홈런왕·다승왕 등 무려 9개의 타이틀을 외국인 선수가 가져갔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들이 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또한 내년부터 외국인 선수 출장 룰이 바뀌어 1군에 최대 3명까지 출장할 수 있다. 2군에도 육성 선수란 이름으로 타자·투수 한 명씩 외국인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 이들은 1군 외국인 선수가 빠질 경우 대체할 수는 예비전력이 된다. 이 변화는 시즌 중 기존 외국인 선수가 부상이나 부진으로 대체를 원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따라서 각 구단들은 기존 외국인 선수 중 가려낼 것은 가려내고, 빈자리를 새로운 우수 선수로 메우기 위한 영입 작업이 한창이다. 몇몇 선수의 계약 뉴스도 나오고 있다. 

한화 이글스에 새로 영입된 라이언 힐리(왼쪽), 라이언 카펜터(오른쪽) ⓒ연합뉴스

팀 홈런 꼴찌 한화, 거포형 홈런타자 힐리 영입    

12월15일 현재 KBO리그에서 새롭게 선보일 외국인 선수는 모두 6명이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팀 홈런 79개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최하위 성적을 나타냈다. 이를 감안해 새롭게 거포형 선수 라이언 힐리를 영입했다. 힐리는 메이저리그 5년 차 선수로 193cm의 큰 신장에 104kg의 당당한 체구를 지녔다. 2016년 3루수로 데뷔해 72경기에서 타율 0.305, 13개 홈런으로 주목받았다. 이듬해엔 0.271의 준수한 타율에 25홈런을 기록했다.

2018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되어 24개의 홈런을 쳐내며 거포로 인정받았지만, 엉덩이 수술과 허리 부상 등으로 2019년 47경기, 올 시즌은 4경기 출장에 그쳤다. 만약 부상만 없다면 국내에서 충분히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장타력의 소유자로 평가받지만, 3루 수비는 152경기에서 29개의 실책을 기록할 정로도 불안했다. 다행히 1루 수비는 안정적이라 결국 성패의 관건은 확실한 부상 회복과 1루수로의 활용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또 대만 프로야구 라쿠텐에서 뛰었던 라이언 카펜터를 영입했다. 카펜터는 201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데뷔해 2년간 14차례 선발투수로 나와 2승8패 평균자책점 8.57의 아쉬운 성적을 남기며 올 시즌 대만으로 이적한 좌완 투수다. 대만에선 26경기에 등판해, 10승8패 4.00의 성적을 거두었다. 대만 프로야구가 전형적인 타고투저의 리그로, 리그 평균자책점이 5점을 훌쩍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196cm에 104kg의 거구지만 빠른 볼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메이저리그 시절엔 포심과 투심을 비슷한 비중으로 던지고, 평균 구속은 145km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였다. 최고 구속은 151km 정도를 기록했다.

변화구 중에는 슬라이더가 주무기고, 그다음으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트롤이 꽤 안정적인 투수지만 구위가 압도적이진 않다는 평을 듣는다. 메이저리그에선 피장타율이 높았지만 대만 진출 이후에는 장타 허용이 많이 줄어들었다. 올 시즌 꼴찌팀인 한화는 카펜터에게서 키움 히어로즈의 에릭 요키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요키시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스트라이크 존과 타자 성향을 얼마나 파악하느냐가 열쇠가 될 전망이다.

아트 르위키(SK 와이번스)(왼쪽), 윌머 폰트(SK 와이번스) ⓒ연합뉴스

SK, 투수 2명 모두 교체…류현진 팀 동료 폰트에 눈길

역시 올 시즌 9위로 부진했던 SK 와이번스는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이 중 류현진의 토론토 팀 동료였던 윌머 폰트가 눈길을 끈다. 폰트는 30세의 선수로 158km까지 나오는 움직임이 심한 싱커를 주무기로 한다. 슬라이더·커브·스플리터 등을 구사하는데 과거에는 슬라이더에 많이 의존했지만 지난해 장착한 스플리터가 가능성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해 토론토까지 6개 팀을 거치며 6년간 저니맨 생활을 했다. 통산 96경기에서 7승11패 5.82를 기록했는데, 이 중 선발 등판은 22번이 있었다.

그에게 최대의 적은 기복이 심한 컨트롤이다. 올해는 9이닝당 무려 5개의 볼넷을 허용했고, 통산 성적도 3.8개로 아쉽다. 구위만 보면 현재의 ‘뉴페이스’ 중 가장 뛰어나, 결국 얼마나 커맨드를 유지하느냐가 롱런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영입 선수 아트 르위키는 28세의 우완 투수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애리조나 디백스에서 3년간 빅리그 경험을 쌓았다. 통산 19경기 등판에 선발은 4경기에 나왔다. 승리 없이 3패 5.16의 성적이 전부다. 평균 구속이 150km에 달하고 최고 구속도 154km를 던지는 선수로 알려졌다. 슬라이더가 날카롭고 커브와 체인지업도 던지는데, 체인지업 비중을 좀 더 높여도 좋을 것이란 평가를 들었다. 공의 회전력이 좋아 장타 허용률은 낮은데, 컨트롤은 조금 더 다듬을 필요가 있는 선수라고 한다. KBO리그 적응을 잘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도 있는 선수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부진했던 애드리안 샘슨 대신 2019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5경기에 등판했던 앤더슨 프랭코와 계약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승패는 없었고 3.38을 기록했다. 빅리그 선발 경험은 없지만 마이너리그에선 무려 163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프로 경력이 11년인데 아직 자신의 장점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어서, 그 역시 국내 리그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원하고 있다.

키움은 3년간 함께했던 제이크 브리검과 이별하고 메이저리그 5년 경력의 조시 스미스와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 33세로 현재까지 계약한 외국인 선수 중 나이가 가장 많다. 올해는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16경기에서 1승1패 6.84를 기록했고, 통산 101경기에 나서 12경기 선발로 6승12패 5.60의 성적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구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주변을 맴도는 경향을 보였는데, 국내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외국인 타자로 별 재미를 못 본 삼성 라이온즈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올해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카프에서 0.266 11홈런 34타점을 기록한 호세 피렐라와 계약했다. 자신의 주 포지션인 2루는 김상수가 지키고 있어 외야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 통산 6년간 0.257 17홈런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는 쿠바 출신으로 지난해 대만 리그에서 뛰었던 좌완투수 아리엘 미란다를 영입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어느 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보였든지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리그 환경에 대한 빠른 적응력이다. 과연 내년에는 어떤 외국인 선수가 멋진 활약을 보여 팬들을 즐겁게 하고 소속팀을 승리로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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