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스포츠] 코로나 스트레스, 손흥민 골로 날리다
  • 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2.28 12:00
  • 호수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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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배구 여제’ 김연경 제치고
2년 연속 ‘올해의 스포츠 인물’ 선정

한국갤럽이 12월 중순 조사·발표한 ‘2020년을 빛낸 올해의 스포츠 선수’는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었다. 13세 이상 국민 1700명을 상대로 올 한 해 한국을 가장 빛낸 스포츠 선수를 두 명까지 물은 결과 79.7%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조사에서 4년 연속 1위다. 시사저널이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편집국 기자와 독자 투표 집계 결과, 손흥민은 과반수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창단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돌아온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 등을 여유롭게 제쳤다. 2년 연속 ‘올해의 스포츠 인물’이 됐다. 

손흥민은 1990년대 말 IMF 시절 박찬호(야구)나 박세리(골프)가 그랬듯, ‘코로나19’라는 초유의 바이러스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시민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이른 새벽에 전해지는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활약 소식은 답답한 가슴을 잠시나마 뻥 뚫어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단일 시즌 ‘10-10(10골-10도움)’을 기록했다. 개인으로도 첫 영광이었다. 2020~21시즌 공격력은 더욱 매서워졌다. 이미 차범근 전 감독의 기록(98골)을 넘어서면서 아시아 선수 최초 빅리그 100호 골도 달성했다. 그의 발끝에서 골이 터질 때마다 아시아 축구 역사는 다시 쓰인다.

ⓒEPA 연합

“대한민국을 더 자랑스럽게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팀 동료 해리 케인(27)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면서 일찌감치 리그 두 자릿수 골도 넘어섰다. 2016~17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이어가는 중이다. 골을 넣을 때마다 리그 득점 1~2위를 오가며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도 노리고 있다. ‘손세이셔널’을 넘어 이젠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도 인정할 만큼 ‘월드 클래스’급 선수로 성장했다. 오스트리아에서 대표팀 평가전을 마친 뒤 토트넘에서 보내준 전세기로 영국으로 돌아갈 정도로 팀 내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손흥민’이라는 세 글자는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0’ 시상식에서 정점을 찍었다. 한 해 동안 가장 아름다운 골을 넣은 선수에게 푸스카스상을 시상하는데, 손흥민이 지난 시즌 번리를 상대로 터뜨린 ‘70m 원더골’이 뽑혔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 수상이다. 그의 수상 소감도 인상적이다. 그는 “푸스카스상이 보일 때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기가 보일 것이고, 대한민국이라는 단어가 보일 텐데 큰 영광과 자부심을 느낄 것 같다”면서 “대한민국을 더 자랑스럽게 할 수 있게 많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유럽 축구 통계 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최근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의 가치를 9000만 유로(약 1210억원)로 책정했다. 이전 7500만 유로(약 1009억원)보다 크게 올랐다. 전 세계 축구선수 중 13위에 해당하는 ‘몸값’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손흥민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9885억원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매 경기 동물적인 골 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손흥민은 토트넘과 2022~23시즌까지 계약돼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른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현재 손흥민의 연봉은 728만 파운드(약 108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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