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시장 “포항, 철강산업 도시에서 미래 신산업 도시로”
  • 심충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21.03.07 12:00
  • 호수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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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 “환동해권 글로벌 도시를 만들겠다”

경북 포항시는 지난해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위협과 아직도 끝나지 않은 지진 피해,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지역 경제 위축까지 삼중고를 겪었다. 특히 연말연시 코로나19 3차 대유행 당시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포항시는 전국 최초로 추진한 ‘코로나19 1세대 1인 이상 진단검사’를 통해 확산세를 성공적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했다. 그와 동시에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새로운 반전과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섰던 이강덕 포항시장을 2월26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포항시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 ⓒ포항시

일부의 반대에도 전국 최초로 ‘1세대 1인 진단검사’를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포항 지역은 지난해 2월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0개월 동안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동안에만 BTJ 열방센터, 대중목욕탕 등과 관련된 n차 전파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그 결과 1년 전체 확진자의 70%가량인 325명이 속출했다. 신속하게 확진자 증가 추세를 잡아 연쇄 감염의 고리를 끊고자 내린 결단이 바로 ‘1세대 1인 진단검사’다.”

그 성과를 짚어본다면. 

“예상 인원을 넘는 19만6410명이 검사에 참여했다. 43명의 확진자를 발견했는데, 그중 무증상 확진자만 33명에 달했다. 진단검사를 통해 발견되지 않았다면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선제적으로 막았고, 검사 이후 확진자가 확연하게 감소했다. 성공적인 진단검사였다. 모범적인 시민의식과 인내·헌신으로 동참해 준 포항 시민과 자원봉사자, 의료인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이 성과는 포항시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민관 합동방역체계를 구축하고 민간 전문가를 감염병대응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민생방역의 선도모델’을 제시하며 협업한 것이 그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전국최초로 시행된 포항시'1세대1인 진단검사'현장ⓒ포항시
전국 최초로 시행된 포항시 '1세대 1인 진단검사' 현장 ⓒ포항시

포항 역시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경제 회복이 관건인데.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회복해 소상공인을 돕고,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 같은 지원 방안을 종합한 ‘골목상권 회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대책’을 최근 발표했다. 코로나19 피해업종 긴급 구제 지원과 5000억원이라는 전국 최대 규모의 지역화폐인 ‘포항사랑상품권’을 발행한다. 또 착한 나눔 임대사업 등 세제 지원, 사회적 취약계층 긴급 복지, 철강·미래 신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이 ‘5대 핵심 대책’의 내용들이다. 가장 먼저 지난 1월18일 이후 집합금지에 참여한 단란주점·유흥주점 등은 각 200만원을, 식당·카페·노래연습장과 영업 중단을 자율 결정한 목욕탕에는 각 100만원을 지원했다. 또 포항사랑상품권을 발행하면서 연중 10% 특별할인을 적용한다.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애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난해 호평을 받은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지원 정책’을 올해도 계속 지원한다. 상가 임대료를 인하하는 건물주에게 건축물 재산세를 감면하는 ‘착한 나눔 임대사업’도 추진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시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도 마련했다. 소상공인의 생계형 차량은 취득세 100%를 감면하고, 공유재산 사용료·대부료 등도 감면한다. 소득 상실과 질병으로 생계가 곤란한 위기 가정에 최대 6개월간 생계비를 지원하고, 최대 300만원까지 의료비를 긴급 지원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418억원을 들여 취약계층 1만731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포항시는 주력 산업인 철강산업 고도화와 배터리산업, 바이오헬스산업,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해양관광산업 등을 적극 육성해 일자리 12만 개를 창출할 청사진도 현실로 그려가고 있다.”

철강 도시 포항이 최근 배터리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 철강 일변도의 지역 산업 생태계를 다변화해 혁신적인 경제 발전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배터리산업’이 있다. 전기자동차 등 미래사회 핵심 동력이 되는 배터리(이차전지)산업의 선도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포항시는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이후 특구에 포스코케미칼과 GS건설, 에코프로 등 배터리업계 ‘빅3’와 배터리 강소기업들의 활발한 투자 유치가 이어지고 있다. 매우 고무적이다. 오는 5월 조기 준공 목표인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 역시 순조롭게 건립 중이다. 이곳은 사용 후 배터리를 안전하게 분리·해체하는 기술 개발과 안전성 평가 등을 담당하면서 배터리산업이 포항에 튼튼하게 뿌리내리는 데 기여할 것이다.”

삼성SDI가 투자한 에코프로 이엠 포항공장 착공식ⓒ포항시
삼성SDI가 투자한 에코프로 이엠 포항공장 착공식 ⓒ포항시

‘지속 가능한 발전’이 모든 도시의 화두다. 이에 대한 포항시의 방향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엄중한 위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 가운데 포항시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도약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기존 철강산업 도시를 넘어 이제는 배터리와 바이오·헬스, 친환경 수소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해양문화관광·물류산업을 중심으로 한 ‘환동해권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올해 시정운영 슬로건 ‘삶과 도시의 대전환'을 천명했다. 시민행복, 경제활력, 도시환경을 위해 3대 분야 18개 추진과제 전략 시행에 시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하다. 

“포항시는 최우선 과제로 51만 명 인구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 유입 유도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성장동력 확보, 기업 유치 등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세포막단백질연구소·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등 연구 인프라 확충과 바이오기업 유치를 통해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헬스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바이오 R&D의 기반이 되는 핵심 거점이자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담당할 ‘연구 중심 의과대학·스마트병원 유치’에도 경북도 및 각계각층과 힘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를 조성하면서 미래 에너지 수소연료 전지사업의 경쟁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건강한 삶이 중요해졌다.

“적절한 지적이다. 포항시는 시민에게 깨끗한 환경과 푸른 도심을 제공하기 위해 길이 6.6km의 도심 산책로인 포항 철길숲을 효자에서 유강까지 2.7km 더 연장할 예정이다. 철길숲이 형산강의 상생인도교와 연결되면 포스코대로 등 숲길 보행로를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기에서부터 호미곶까지 이어진 해안둘레길(112㎞)을 완성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말 첫 삽을 뜬 ‘학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도심 4곳의 하천 복원을 추진한다. 도시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등 옛 도심의 도시재생사업도 본격화한다. 포항시는 혁신적인 시정 운영으로 대내외 위기를 극복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산업구조와 도시 환경의 대전환 시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포항시는 시민의 행복한 생활, 건강한 삶을 보장해 지속 가능한 도시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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