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속옷만 착용”…日 중·고교 속옷 검열로 ‘시끌’
  • 박선우 객원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3.0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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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현 학교 58%, 시대착오적 규정 유지
일본에서 사흘 연휴 마지막 날이자 월요일인 11월23일 도쿄 도심 아사쿠사의 나카미세 거리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EPA연합<br>
지난해 11월23일 일본 도쿄 도심 거리.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EPA연합

일본 특정 지역의 중·고등학교에서 속옷 색깔을 흰색으로 규정하는 시대착오적인 교칙을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들끓고 있다. 

5일 NHK 방송에 따르면, 나가사키현 교육위원회는 현 내 국·공립 중·고등학교 238곳을 대상으로 교칙에 대한 조사를 실시 결과 전체의 58%에 달하는 138개교가 속옷 색깔을 흰색으로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한 여중생은 “학교 교칙에 따라 속옷 색이 흰색으로 지정되고 정기적으로 속옷 색상 확인이 이뤄진다”며 “체육 시간에 옷을 갈아입을 때 여선생님이 교실에서 속옷 확인을 한다”고 밝혔다.

해당 학생은 “속옷 가게에 따라 흰색이 아닌 색상만 팔기도 해, 흰색 속옷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속옷 색깔을 확인하는 것도 싫다”고 언급했다.

나가사키현 교육위원회는 속옷 색깔 지정과 속옷을 직접 확인하는 행위는 인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학교 측에 재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사키현 교육청 아동학생지원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교가 난폭했던 시대에 풍속 보호를 위해 속옷 색을 흰색으로 통일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오래 전 만들어진 교칙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인권 문제의 관점 및 시대가 바뀜에 따라 그에 맞는 교칙으로 적극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교육청에게) 통보를 받는 각 학교에서 재검토 해달라”고 당부했다.

나가사키대학 교육학부 이케야 카즈코 교수 역시 “속옷 색에 관해 일일이 교칙으로 규정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한다. 속옷을 실제 확인하는 행위도 있었다”며 “방법에 따라 인권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본 내 ‘학생 속옷 색깔 규정’ 논란은 비단 나가사키 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요미우리 신문은 후쿠오카의 한 변호가 협회가 지난해 8월 관내 중학교 69곳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83%에 달하는 57개 학교에서 속옷 색상을 흰색 등으로 지정하고 있었다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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