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관계 인정한 램지어 “논문에 영향 전혀 없다”
  • 박선우 객원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3.0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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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교내신문 “램지어, 일본 정부와 관계 부인하지 않아”
램지어 “논문에는 전혀 영향 없다”
일본 우익 성향 지지자와 소통해온 정황도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80차 정기수요시위'에 소녀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80차 정기수요시위'에 소녀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자발적 매춘부’로 지칭해 국제적 비난을 한 몸에 받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교수가 일본 정부와의 관계를 사실상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대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Harvard Crimsom)’은 램지어 교수가 지난달 5일 인터뷰에서 자신과 일본 정부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고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인터뷰 당시 램지어 교수는 일본 정부와의 관계를 부인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지금 내가 왜 그래야 하냐(Now why would I do that?)”이라고 반문했다. 하버드 크림슨은 램지어 교수가 “일본 정부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의 관계가 논문 내용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에 대해선 극구 부인했다. 램지어 교수는 이후 하버드 크림슨에 보낸 이메일에서 일본 정부와의 어떠한 관계도 논문에 “전혀(absolutely)”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일본 우익 성향 트위터 사용자와 램지어 교수가 소통해 왔다는 정황도 공개됐다. 하버드 크림슨은 같은 날 여러 게시물을 통해 일본 우익 성향 트위터 사용자가 램지어 교수와 주고 받은 이메일을 보여주는 스크린샷을 올렸다며 해당 포스트 내용을 보도했다.

현재는 삭제된 이 포스트에 따르면 해당 트위터 사용자는 램지어 교수에게 “한국인들이 끊임없이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들(한국인들)은 약한 모습을 보이면 끝까지 공격하는 특이한 국민성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트위터 사용자는 램지어 교수가 한국인들에게 “지지않기”를 바란다며 그가 일본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램지어 교수는 “상냥하고 감동적인 편지를 보내서 정말 고맙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 크림슨은 하버드대의 라이샤워 일본학연구소에서 일했던 램지어 교수의 전 동료를 통해 그가 이메일로 지지자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강제 동원된 성노예가 아니라 자발적 매춘부였다고 주장해 국제적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카터 에커트 교수와 역사학과 앤드루 고든 교수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게재될 학술지가 그의 논문 게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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