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식은땀 나는 이유는?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6 07:30
  • 호수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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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당뇨·음주·약물 복용 등이 원인

밤에 잘 때 실내가 덥지 않은데도 땀이 많이 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야간 발한 증상이 자주 나타나면 상당히 불편하고 걱정도 되기 마련이다. 야간 발한의 유병률은 외래를 방문하는 노인 가운데 10%라는 통계부터 산부인과 병동에서 60%라는 보고까지 다양하다. 야간 발한에 관한 논문들을 모아 분석한 보고에 따르면, 일차 의료기관 방문 환자 중 10~41%에서 야간 발한이 있고, 41~55세 연령층에서 가장 빈발한다.

65세 이상 500여 명을 7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야간 발한이 조기 사망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주간 피로나 수면장애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원인이 되는 문제를 찾아 교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간은 항온동물이므로 일정 범위의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데, 심부 체온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땀이 나고 체온도 낮아진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은 너무 두꺼운 침구를 사용하거나 난방을 과도하게 하는 등 수면 환경의 문제일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없다면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불안증, 폐경기 안면홍조, 비만, 당뇨병, 음주, 흡연, 갑상샘항진증, 역류성 식도염, 약물 복용, 호흡기 증상이나 아토피 증상 등이 야간 발한의 원인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야간 발한은 밤에 자주 깨고 종일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 3분의 1은 야간 발한이 있는데 이는 일반인보다 3배 많은 수치다. 양압기 치료(코에 공기를 넣어주는 수면무호흡증 치료) 후 야간 발한이 11.5%까지 감소했다.

폐경기 증상으로 안면홍조가 있는 여성은 야간 발한이 생기기 쉽고, 갑상샘항진증이 있으면 종일 땀이 많이 나는데 야간에 불편감을 더 느낄 수 있다. 이 경우 체중 감소, 가슴 두근거림, 불안,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야간 발한이 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하면 야간에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반응으로 아드레날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땀이 난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야간 발한의 원인 질환부터 확인해야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면 야간 발한이 흔하다. 야간 발한이 있는 환자가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면 야간 발한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흡연, 음주, 지방과 당류의 과잉 섭취가 야간 발한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자기 전에 술을 마시면 심박 수 증가가 체온을 상승시켜 야간 발한이 생길 수 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야간 발한의 원인일 수 있으므로 발열·오한 등 감염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임파종(림프 조직에 생기는 종양) 등 악성질환이 야간 발한의 원인일 수 있는데, 이 경우는 발열·체중감소·출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해열제·소염진통제·스테로이드·경구혈당강하제·혈압약·항히스타민제·감기약·정신과 약물 중 일부가 야간 발한의 원인일 수 있으므로 새로운 약을 먹으면서 야간 발한이 시작되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그 약을 끊거나 변경할 필요가 있다. 노년기 퇴행성 관절염에 흔히 처방되는 접착형 소염제는 경구제제는 아니지만 야간 발한의 원인일 수 있다.

야간 발한이 심하다면 병·의원을 방문해 드물지만 심각할 수 있는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는 야간 발한은 장기적인 건강상 위험은 없으므로 안심하고, 필요하면 대증치료(병의 증상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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