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중성지방 낮추는 법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05 11:00
  • 호수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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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보다 탄수화물 섭취량부터 줄여야 

54세 여성이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후 고중성지방혈증 진단을 받았다. 과체중이기는 하지만 평소 육류 등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한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해 왔는데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는 판정을 받아 어찌해야 좋을지 난감해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19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14.5%다. 남자는 21.3%, 여자는 8.0%로 남자가 여자보다 유병률이 약 2.7배 높다. 

중성지방은 지방산에 3개의 글리세롤이 합쳐진 화학구조로 된, 물에 녹지 않는 지방을 말한다. 중성지방은 음식을 통해 몸에 들어오거나 간에서 합성되어 혈관을 통해 말초 조직으로 운반돼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혈중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상승하면, 혈관 건강에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 생성을 늘리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 분해를 촉진해 동맥경화의 위험이 커진다. 공복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 이상이면 고중성지방혈증이라고 하며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높은 중성지방과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률 증가의 상관관계를 확인해 주는 연구도 계속 나오고 있다. 국외에서 발표된 한 등록관찰연구에 따르면,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서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500mg/dL 이상이면 췌장염 위험 또한 커진다. 고중성지방혈증이 췌장염을 일으키는 기전은 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 과다한 중성지방이 췌장 지방분해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되어 생성된 유리지방산이 췌장에 손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고중성지방혈증의 위험요인으로는 나이, 비만, 고혈당, 고콜레스테롤혈증, 그리고 낮은 HDL-콜레스테롤 등이 있다. 비만,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이 있으면 고중성지방혈증이 흔하고, 음주와 운동 부족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일부 정신과 약물, 혈압약, 부신피질호르몬, 에스트로젠 등의 약물 복용이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올릴 수도 있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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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당 음료 등 당류 섭취 제한해야

고중성지방혈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비만,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 등 위험요인을 교정하기 위한 생활습관 교정이 먼저 필요하다.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기 위해서는 지방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당류를 섭취하면 간에서 대사되어 지방산 생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가당 음료 등 당류 섭취를 제한하고, 당지수가 낮은 음식 위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대신 단백질과 지방 섭취를 늘려야 하는데,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늘리면 HDL-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출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매일 30~60분간 유산소운동을 하고, 주 2회 이상 20~30분간 근력운동을 하면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500mg/dL 미만이라면 약물요법보다는 생활습관 교정과 비만, 제2형 당뇨병 등 동반 질환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면서 생활습관을 교정했는데도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계속 높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약물요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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