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에는 과일주스도 조심해야 한다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0 07:30
  • 호수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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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당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요산이 증가하기 때문…탄산음료·과일 섭취도 줄여야

46세 남자가 갑자기 엄지발가락 관절이 붓고 통증이 생겨 병원을 방문했다. 이 환자는 1년 전에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에서 통풍 진단을 받았고, 이후 즐겨 먹던 맥주와 곱창, 조개 등을 피하면서 증상이 사라졌다. 최근 야근이 많아지면서 탄산음료를 자주 마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통풍이 재발한 것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과 주위 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이다. 통풍환자의 약 90%는 엄지발가락이 붓고 극심한 통증과 압통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시작되는데, 엄지발가락 외에도 발등·발목·무릎·손목·손가락·팔꿈치·어깨 등 모든 관절에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서울문화사 제공
ⓒ서울문화사 제공

채소·저지방 우유·콩·두부·체리 등이 유익 

대한내과학회지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통풍환자 연간 유병률은 2010~17년 사이에 1.6배 상승했으며, 남녀 비율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9배가량 높았다. 이 중 통풍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수는 2010~17년 사이에 3.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폐경 이전에는 드물고,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요산 제거 능력이 떨어져 통풍이 잘 발생한다. 통풍은 비만·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과 연관성이 있다.

체내에서 요산이 너무 많이 생산되거나 신장에서 요산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 결정이 생기기 쉽다. 소나 돼지의 내장을 비롯해 소고기·돼지고기·조개·멸치·정어리·송어·참치 등 퓨린이 풍부한 식품을 과잉 섭취하면, 퓨린이 대사되면서 요산이 많이 생성돼 혈중 요산 농도가 상승한다.

맥주를 비롯한 모든 술은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인다. 특히 맥주에는 퓨린이 많아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이는데, 맥주 이외의 발효주에도 퓨린이 들어 있는 데다 알코올 자체가 신장을 통한 요산 배출을 억제하므로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인다. 또한 탄산음료·과일·과일주스를 과다 섭취하면 과당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요산 생산이 증가해 혈중 요산 수치가 상승한다. 

요산 수치를 상승시키는 두 번째 원인인 요산의 배출 저하는 주로 만성 신질환에서 발생하는데, 요산이 소변으로 잘 배출되지 못해 혈중 요산이 상승하고 결국 통풍으로 이어진다.

통풍 진단에는 진찰 소견이 가장 중요하지만, 모호할 경우 피검사나 관절액을 뽑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통해 진단한다. 통풍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생활습관 교정이다. 퓨린 함량이 적은 식사를 하고, 금주하며, 과체중이면 체중을 줄이고, 운동 등 신체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과당이 많이 든 음식을 줄이고, 채소나 저지방 우유·콩·두부·체리 등을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관절염이 자주 나타나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관절 손상, 요로 결석, 통풍 결절이 이미 온 경우에는 혈액 내 고요산혈증을 낮추는 치료를 통해 관절염은 물론 다른 장기의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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