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김봉현 녹취 “브로커 통해 김오수에게 검찰 인사 청탁”
  • 조해수·유지만·공성윤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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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쟁점②] 김봉현 전 회장, 체포 전 측근과 나눈 통화파일 단독 입수
"검찰에 인사를 청탁할라고 했어. 김오수하고 통화한 근거도 있어. 이제 법무부 차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3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검찰총장이자, 다음 정부의 첫 번째 총장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야당은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이슈를 살펴봤다.

김 후보자는 ‘라임 사태’로 구속 기소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로비 대상으로 거론됐다. 시사저널은 김 전 회장이 도주 중이던 지난해 3월20일경 최측근과 나눈 전화통화 녹취파일을 단독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법조 브로커 고아무개씨를 통해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에게 로비를 했다”고 말하고 있다(2020년 11월12일자 <[단독] ‘라임’ 김봉현 “문무일·김오수에게 로비” 체포 前 녹취록 입수> 기사 참조). 다음은 통화 내용 중 일부다.

ⓒ시사저널 최준필·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왼쪽)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체포 전 녹취록'에서 로비 대상으로 지목됐다. ⓒ시사저널 최준필·연합뉴스

김봉현: 아 이번에도 저 라임 일도 광주에 고○○이라고 있어, 고○○.

A씨: 예.

김봉현: 검찰 브로커야, 걔. 걔 통해서, 김오수 차관하고 그 고○○하고 굉장히 막역해. 그러니까 그 문무일(전 검찰총장), 고○○ 라인 통해서 검찰 일을 계속 본 거야. 나한테 돈 주면 계속 받고. 그리고 저 뭐야 저 선거 때 그러니까, 이번 인사 때도 뭐냐 고○○이 통해서 검찰에 인사를 또 청탁할라고 했어. 김오수하고 통화한 근거도 있어. 뭐 이제, 이제 법무부 차관.

김 전 회장은 검찰 브로커 고씨를 통해 “검찰 일”뿐만 아니라 “라임 일”도 처리한 듯한 말을 했다. 또한 김 후보자(법무부 차관 재임기간 2018년 6월~2020년 4월)에게 인사 청탁을 했으며, 김 후보자와 통화한 ‘근거’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은 5월13일 변호인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며 녹취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그는 “‘김오수하고 통화한 근거도 있어’라는 말에 ‘청탁 통화했다’는 말도 없다"면서 "내가 통화했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씨와 관련해서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오히려 김 후보자는 고씨를 기억하고 있었다.

김 후보자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검찰 동기로 나와 절친한 사이인 이△△ 변호사를 통해 고씨를 알게 됐다. 고씨와 이 변호사가 중학교 동기”라면서 “10년 전에 (고씨와) 한두 번 식사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만나거나 전화한 적도 없다. 그 사람(고씨)이 검찰 브로커인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즉, 고씨를 직접 언급했던 김 전 회장은 “고씨를 모른다”며 입장을 뒤집었는데, 오히려 청탁 대상자로 지목된 김 후보자가 고씨를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고씨는 누구일까.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녹취록에 고씨의 인맥 중 한 명으로 문무일 전 검찰총장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전 회장의 측근인 A씨는 김 전 회장의 로비 대상자 중 한 명으로 문 전 총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경 시사저널에 “해외-필리핀 클락 리조트에 여러 번 갔는데 접대 목적-문무일 총장, 고○○ 2명”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문 전 총장은 필리핀 여행과 관련해 “직접 출입국관리기록을 확인해 보라”며 확답을 피했다(2020년 10월30일자 <[단독]‘이강세 로비 명단’에 등장하는 문무일 전 총장>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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