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90시간 일하던 택배기사, 자던 중 뇌출혈로 의식불명
  • 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seoh298@gmail.com)
  • 승인 2021.06.1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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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다발성 뇌출혈로 수술받았으나 위독…하루 250개 가량 택배 배송
택배노조 “택배사가 노동자와 가족에 사과하고 사회적 합의에 나서야”
택배노조 조합원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앞에서 과로사 문제 등 해결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노조 조합원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앞에서 과로사 문제 등 해결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또 한명의 택배 노동자가 쓰러졌다. 일주일 간 90여 시간 일하던 40대 택배기사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14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 경기 성남 운중대리점 소속 택배 노동자 임아무개(47)씨가 전날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임씨는 잠을 자던 오전 4시30분께 몸이 뻣뻣하게 굳고 비틀리는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임씨의 뇌출혈이 다발적으로 발생해 매우 위중한 상태라는 의사의 진단이 있었다”며 “임씨가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임씨는 매주 평균 80시간이 넘는 초장시간 노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임씨는 평소 오전 7시까지 출근하고 자정이나 다음날 오전 1~3시 사이에 퇴근했다”면서 “하루 많게는 15.5시간, 일주일 평균 93시간 일했고 최근에도 일주일 평균 80시간 넘게 일했다”고 주장했다. 임씨가 맡은 배송물량은 하루 평균 250여 개, 월 6000여 개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는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택배사는 과로로 쓰러진 노동자와 가족에 사과하고 사회적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일부터 사회적 합의 결렬을 이유로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오는 15일 상경 투쟁을 진행한다. 전체 택배노조 조합원 6500명 가운데 5000명 이상이 이번 투쟁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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