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7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에게 남은 카드는?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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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3분의1 확보…협상 카드 가능성도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연합뉴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연합뉴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일곱 번째 경영 복귀 시도가 무산됐다. 롯데가(家) 형제의 난의 승기가 다시 한 번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쪽으로 기운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회장이 제출한 자신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범죄 사실이 입증된 자의 이사직을 금지하는 정관 변경 안건 등 2개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반면 신동빈 회장 등 6명의 이사 선임 안건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2015년 1월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된 이후 본인의 경영 복귀와 이사 선임, 신동빈 회장의 해임 등을 놓고 최근까지 일곱 번의 주총 대결을 펼쳤지만 전패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롯데 임직원과 주요 주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신동주 회장은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프로젝트L’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하락시키고 임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로젝트L에는 △검찰 자료 제공을 통한 신동빈 회장 구속 △국적 논란 프레임 만들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취득 방해 △호텔롯데 상장 무산 등 신동빈 회장을 밀어내기 위한 ‘롯데 흔들기’ 전략이 담겼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이어나갈 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주 회장이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재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33.31%에서 33.48%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늘어난 지분율 자체는 미미하지만 3분의 1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3분의 2 이상의 의결권이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에 대한 키를 신동주 회장이 쥐게 됐기 때문이다.

특별결의 사안에는 주식발행이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관 변경, 합병과 관련된 주식변경, 이사회 내 임원 해임 등이 포함된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신동빈 회장이 추진 중인 호텔롯데과 롯데렌탈 등을 상장해 국내 계열사 지주체제로 전환하는 계획에도 신동주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이들 계열사의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신동빈 회장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서신을 보내 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 자신과 신동빈 회장이 각각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맡아 경영하자는 취지였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이런 제안에 무응답으로 일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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