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깨서도 먹고 또 먹는  ‘야식 증후군’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7.08 07:00
  • 호수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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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후 식욕 폭발⋯다이어트 실패로 우울증까지

36세 여성이 체중 증가로 인해 걸을 때 무릎이 아파 병원을 방문했다. 이 여성은 키 162cm에 체중 68kg으로 비만에 해당했다. 여러 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했으나 매번 실패했으며 이 때문에 우울해했다. 식습관 조사 결과 아침을 거르고 점심도 소량 식사를 하지만 저녁 식사 후 초콜릿·아이스크림·쿠키 등을 밤늦게까지 먹는 일이 반복됐다. 이 여성이 받은 진단은 야식 증후군이었다.

야식 증후군은 야간에 과식하고 수면장애가 있으며 밤에 자다가 깨어 무언가 먹는 현상이다. 아침에는 식욕이 없고 저녁 식사 후 잘 때까지 식욕이 매우 강해지며 주 4~5회 불면증이 있고 자다 깨어 무언가 먹는 일이 반복된다. 야식 증후군이 있으면 비만해지고 여러 차례 다이어트에 실패하며 우울해하고 자신의 체중과 몸매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야식 증후군은 전 인구의 1~3%에서 나타나고 20~40세에 주로 발생한다. 야식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비만한 경우가 많아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혈관질환·암 등의 발생 위험이 크다. 또한 우울한 경우가 많고 수면장애가 있어 건강에 위협이 된다.
야식 증후군은 다이어트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낮에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제한하면 야간에 식욕이 상승해 과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완벽주의적인 성격이거나 성취욕이 강한 사람에게 더 흔히 나타나며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도 흔하다.

야식 증후군의 진단 기준은 야간에 과식하고 저녁 식사 이후 하루 총 섭취 열량의 25% 이상 야식을 하며 아침에 식욕이 없고 불면증이 있으며 밤에 깨면 무언가 먹는 것이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식습관 문제를 잘 인식하고 그러한 식습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발요인을 찾아내 최대한 피하거나 대처해야 한다. 

ⓒ freepik·시사저널
ⓒ freepik·시사저널

일주일간 식사 일기 쓰기가 큰 도움

일주일간 식사 일기를 적어보면 자신의 식습관 문제점과 유발요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자기 자신의 잘못된 식습관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대처하면 식사 행동을 바꾸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저녁 식사 시간이 이르다면 오후 7~8시 정도로 저녁 식사 시간을 늦추는 것도 야식 빈도와 야식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으면 점심과 저녁 사이에 간식을 먹고 저녁 식사를 늦추는 것 또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야식을 참기 힘들다면 물이나 우유 한 잔, 오이, 당근, 토마토 등 포만감을 주면서 위에 부담도 적고 열량이 낮은 음식을 섭취한다.

자신의 노력만으로 야식 증후군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병·의원을 찾아 영양평가와 식사요법, 운동요법과 함께 인지행동치료와 스트레스 치료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필요할 경우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야식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 세끼를 제때 규칙적으로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자려고 노력하면 야식 증후군을 극복할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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