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수순 돌입
  • 박치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1.07.0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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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간 이견차로 임단협 교섭 결렬…파업 준비

파업의 계절이 돌아왔다. 울산 경제의 양대 축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동시에 파업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면서다. 울산상공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직격탄’이, 모처럼 수주호황을 맞은 현대중공업에 ‘찬물’을 끼얹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1년 임금ㆍ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로 노조는 파업 준비 절차에 들어간다ⓒ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1년 임금ㆍ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로 노조는 파업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1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로 노조는 파업 준비 절차에 들어간다. 현대차 노사는 6월30일 울산공장에서 제13차 임단협 교섭을 열었지만, 정년 연장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2021년 임단협 교섭 결렬로 쟁의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5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을 비롯해 성과급 100%+300만원, 품질향상격려금 200만원, 2021년 특별주간연속2교대 10만 포인트 등을 제시했다. 총 1114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측 제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5만 조합원의 기대치와는 너무 거리가 먼 제시안"이라며 "더 이상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서울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냈다. 파업 찬반 투표는 이달 6~7일 진행될 예정이다. 조정 기간이 끝나는 12일 이후 회사 측에서 교섭 제의가 들어오면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노조는 휴가 전 타결을 위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노조는 “쟁의기간 중이라도 사측이 납득할만한 안을 가지고 교섭을 요청해 온다면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주까지 40개 조항 중 절반인 20개 조항에만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쟁점인 임금과 성과급, 정년연장 안건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거의 좁혀지지 않았다. 노조는 최장 만64세로 정년연장과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친환경차 생산 물량 국내공장 우선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정년연장은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MZ세대(1980~2000년대)의 저항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고, 사회적 역풍을 맞을 우려가 높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전제로 결렬한 것이 아니고, 여름휴가 전 타결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겠다고 말해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2020년 영업이익이2018년 영업이익 대비 약34% 급감했다. 올해는 차량 반도체 부족이란 악재까지 겹쳐 상반기에 사업계획 대비 6만6000대 가량을 생산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전면파업 예고…수주 대박에 악영향 미칠까? 

현대중공업 노조도 전면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장기간 침체에 시달려온 조선업이 겨우 살아나는 분위기에서 나온 파업 소식은 지역 상공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과 단체협상이 협상이 결렬되면 6일부터 9일까지 전면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2020년 1월 현 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부분파업은 있었지만, 전면파업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 측에 2019, 2020년 2년 치 교섭안에 대해 6월 안에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다”며 “단체교섭 부결 책임을 통감한다면 새로운 안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5월 임금협상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도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 2월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4월에는 2차 합의안을 도출해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지만, 또 다시 부결돼 노사 간 갈등 골만 깊어졌다. 회사 측은 노조와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두 차례나 부결된 만큼 당장 교섭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여파로 오랜만에 찾아온 수주 잭팟 흐름이 끊길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사간 견해차가 너무 커 타협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 모처럼 찾아 온 수주풍년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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