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심층인터뷰] “나랏빚 1000조 시대 포퓰리즘의 뿌리 뽑을 것”
  • 김종일·이원석·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1.09.24 12:00
  • 호수 1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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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②
“文 정부가 잘한 건 쇼, 못한 건 임기 내내 쇼만 한 것”
“흉악범 사형 집행 안 하는 건 대통령의 직무유기”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이른바 ‘성남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 사안은 ‘이재명 게이트’”라면서 “이 후보가 특검을 받아 각종 논란에 대해 샅샅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시사저널과의 심층 인터뷰에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 관건이다. 의혹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은 여야 불문하고 법의 철퇴를 가해 국민에게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경선 주자인 윤석열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윤 후보가 이 의혹을 당과 분리해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의혹이 길어지면 당 전체가 정치공작 정당으로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윤 후보에게는 악재만 남았고, 우리는 계속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대통령이 되면 1호 정책으로는 ‘경제 활성화’ 정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특히 홍 후보는 청년에게 푼돈을 주는 정책 대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입시와 취업 등에서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형 집행을 안 하는 건 대통령의 직무유기”라며 사형제에 강경한 입장도 드러냈다.

최근 홍 후보는 지지율이 크게 오르며 각종 정치 현안의 중심에 섰는데, 이런 상황 덕에 대면 인터뷰 외에도 수차례의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해 가며 최근 현안에 대한 그의 입장을 자세히 담았다. 홍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 정책과 비전, 인생 스토리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 특유의 화법으로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자세히 피력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시사저널 박은숙

다른 후보들에 비해 홍준표만의 압도적 경쟁력은 무엇인가.

“간결·명료한 메시지와 정책, 26년간 검증받은 무결점 후보라는 점이다. 또 중요한 점이 있다. 지금 우리는 국회에서 소수당이다. 민주당 연대가 180석이다. 우리가 대통령을 배출해도 국회에서 막힌다. 다음 총선이 있는 2년간은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상황을 돌파해갈 만한 인물이 야권에 있나. 정치력과 돌파력, 그리고 야당과의 친화력이 있는 대통령 후보가 있나.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1997년에 대통령이 됐을 때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 전신)는 83석에 불과했다. DJ가 IMF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했나. 정권교체를 하는 건 좋은데, 교체한 이후 상황도 고려해 보면 정답은 홍준표다. 돌파력과 추진력, 정치력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2년간 대한민국은 공중에 뜨게 된다.”

최근 트레이드마크였던 붉은색 대신 파란색을 자주 쓰고 있는데.

“파란색은 희망을 상징한다. 파랑새가 네잎클로버를 물고 있는 홍준표 캠프의 상징은 제 아이디어다. 코로나19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서민들이 꿈과 희망을 다 잃어버렸다. 국민 전체에 꿈과 희망을 되찾아주는 대선을 만들자는 의미로 파란색을 사용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나.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와 ‘어느 한쪽만의 대통령’이 아닌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 재도전이 겁나진 않았나. 지난 대선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은.

“당시 탄핵 대선은 언론지형도 극악했고, 당 자체도 정상인 상황이 아니었다. 지금은 당도 정상화됐고, 악의적인 언론 논조도 많이 줄었다.”

그간 이미지는 강성이었다.

“부득이했다. 탄핵 정국과 2017년 대선 때 남의 가슴에 못 박는 말도 하고 그랬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 당시 우리 진영이 지지율 4%밖에 안 될 정도로 궤멸 상황에 가까웠다. 이 조직을 안고 당의 존립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악밖에 남지 않았었다. 이후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대표 때도 문 대통령 지지율이 80%에 달했다. 야당엔 말밖에 없다. 점잖게, 뒷짐만 지고 가만히 있으면 지지율이 올라가나. 모질게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다른가.

“지금은 다르다. 당도 정상체계로 왔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이 더 많아졌다. 요샌 가는 곳마다 웃는다. 가능한 한 독한 말은 안 하려고 한다. 2017년엔 패전투수인지 알고 출마했다면 지금은 승리투수가 되기 위해 나가는 거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후보가 9월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구 판교대장 개발사업구역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전국을 돌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시민의 한마디가 있다면.

“대구 서문시장까지 저를 보러 온 안양의 한 청년이 ‘대통령이 되어서 꼭 이 나라를 정상화시켜 달라.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달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청년들에게 최고의 복지란 일자리 창출이라는 저의 메시지를 이해해줘 고마웠다.”

대통령이 돼도 ‘이것만큼은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서민 정신만큼은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가지도록 하겠다. 어렵고 힘든 시절의 기억은 잊지 않도록 할 것이다.”

정책 이야기도 해보자.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각각 꼽는다면.

“잘한 것은 굳이 뽑자면 쇼, 못한 것은 임기 내내 쇼만 한 것이다. 저 홍준표는 나랏빚 1000조 시대 포퓰리즘의 뿌리를 뽑을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1호 정책으로 무엇을 내놓을 것인가.

“경제 활성화 정책이다. 문재인 정권 들어와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국가 갑질 경제’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보다 국가가 더 갑질을 하니 민간이 너무나 위축됐다. 민간의 기를 살려주고, 모든 기업 경영에 자유를 줘야 한다. 민간에서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국가가 듣고 규제 등을 풀어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 갑질 경제로는 대한민국의 커진 경제 규모를 통제할 수 없다.”

부동산 안정화라는 난제를 풀 복안은.

“서울 강북에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을 시행할 것이다. 특히 도시 중심지에는 초고층 개발을 하고, 청년에게 분양하겠다. 또 아파트 분양을 완전분양, 토지임대부 분양, 임대아파트로 삼원화해 기부채납 받은 토지와 공영재개발인 부지에 한해 4분의 1 값으로 서민에게 공급할 것이다.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는 대폭 감면해 성실히 돈을 모은 사람들이 집을 키워 나갈 수 있게 할 것이며, 위헌적인 종합부동산세는 폐지할 것이다. 실거주를 5년 이상 한 사람에게는 초과이익환수를 하지 않겠다. 물론 투기꾼은 규제해야 한다.”

사형 집행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형법엔 여전히 사형제가 있다. 헌법재판소에서도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그런데 27년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이건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의 직무유기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흉악범 사형 집행은 반드시 할 것이다. 마치 사형 집행을 하면 반(反)인권, 후진국이나 하는 것이라고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과 일본은 지금도 해마다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 가족은 평생을 멍에 속에 살고 있는데 왜 사형수의 인권만 생각하나.”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요즘은 많이 조숙해져서 연령을 더 낮춰야 한다.”

원전에 대해선 어떤 입장과 계획을 갖고 있나.

“탈원전 정책은 즉각 중단할 것이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원전 기술 지원을 다시 강화해 세계 최고의 원전 수출 국가로 재도약할 것이다. 또 친환경 에너지이자 보다 안전한 소형 원자로 확산 배치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속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대한 구제 방안은 어때야 할까.

“현금 나누어주기 포퓰리즘이 아니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진정한 재기 대책은 ‘위드 코로나’다. 국민연금을 이용한 정부 이자 지원 대출제도를 도입해 이분들의 고통을 함께해야 한다.”

미·중 사이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외교,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

“한·미·일 자유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북핵 위협 앞에서 우리의 대북 비대칭 전력은 한·미 동맹 강화뿐이다. 또 미국에 전술핵 배치를 요구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남북관계를 ‘상호불간섭주의’로 선포할 것이다. 체제 경쟁으로 결판 짓자고 할 것이다.”

서울·수도권 중심주의를 해결할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복안은.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서는 ‘4대 관문 공항론’을 갖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이 98.2%가량 담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물류를 일명 박정희공항(대구통합신공항), 김영삼공항(가덕도신공항), 김대중공항(무안국제공항)에 분산해 전국의 산업을 재편하고 기업의 각 지역 이전을 유도, 기업의 인력자원으로서의 지역거점 대학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국회나 청와대 이전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국회를 상·하원으로 양원제 개헌 후, 세종의사당을 하원에 둘 것이다. 청와대를 옮기는 것엔 반대한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청와대가 더 밑으로 내려가면 국민이 불안해할 것이다.” 

지자체 40개 통합 구상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도(道)를 없애고 인근 시군을 전부 묶어서 40개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해 현 3단계 행정구조에서 2단계 행정구조로 축소, 그 과정에서 공무원 구조조정을 꾀할 수 있다. 업무 효율성도 올라갈 것이다. 지방 사무는 지방의원이, 상·하원의 국회의원은 국가사업만 하는 식으로 대한민국 행정을 대개조할 것이다. 다만 도가 없어지는 것이기에 국민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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