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지지율에 어른거리는 MB의 그림자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10.06 14: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장동‧고발사주 의혹에도 대세론 다지는 與野 후보들
2007년 BBK 정국 돌파한 MB 데자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고발사주 의혹이라는 대형 악재에 휘말렸지만 지지율은 요지부동인 분위기다. 정치판을 달군 대형 악재들이 오히려 여야 각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과거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정조준했던 ‘BBK 정국’이 연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명박 당시 후보가 BBK 실소유주 의혹 등 각종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는데도 견고한 지지율 흐름을 보이던 것과 닮아있단 얘기다. 이명박 후보는 모든 논란을 딛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은 각각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을 털어내고 지지율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부터)와 이명박 전 대통령,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시사저널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부터)와 이명박 전 대통령,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시사저널

‘대장동’ 이재명, ‘고발사주’ 윤석열…지지율은 ‘단단’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의혹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경선 본선 직행 가능성을 사실상 굳혔다. 지난 10월3일 2차 국민선거인단 경선 결과까지 집계된 누적 득표율에서 54.90%를 기록하면서다. 2위인 이낙연 전 대표와는 20.57%포인트 차이다. 민주당 경선은 오는 10일 3차 슈퍼위크를 끝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이변이 연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평가다.

ⓒ 시사저널
ⓒ 시사저널

여론조사에서도 이 지사는 대세론을 입증했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여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4.8%포인트 상승한 29.1%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이내이지만 4%포인트 격차로 윤 전 총장을 앞서며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윤 전 총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윤 전 총장은 고발사주 논란에 이어 손바닥 ‘王’자와 위장당원 논란 등으로 재차 도마 위에 올랐지만, 여론조사 상으로는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남녀 1006명을 조사해 4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윤 전 총장은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28%를 기록했다. 이 지사에 비해 0.3%포인트 밀리긴 했지만, 이 지사는 하락한 반면 윤 전 총장은 상승한 수치이다. 조사 기간을 고려하면 검찰에서 고발사주 의혹의 키맨이자 윤 전 총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손준성 검사의 관여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때인데도, 영향을 받지 않은 셈이다.

ⓒ 시사저널
ⓒ 시사저널

이재명vs윤석열, BBK 정국 뚫은 MB 전철 밟을 후보는?

2007년 대선국면 당시 한나라당 경선에 출마한 이명박 전 대통령도 투자자문회사 BBK의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리며 특검 조사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는 여야를 통틀어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당시 조사된 한국갤럽 자료 추이를 보면, 한나라당 경선이 한창이던 7~8월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바짝 추격을 당하던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한나라당 경선을 통과한 직후에는 6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12월 선거 직전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아든 이 전 대통령은 결국 당선의 문턱을 넘었다.

이외에도 의혹 제기의 진원지로 같은 진영이 꼽힌다는 점 역시 공통점으로 꼽힌다. BBK 사건은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 측에서 꺼내든 공세 카드였다. 현재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역시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에서 터트린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장동 의혹을 언급하며 “자료의 상당 부분은 민주당 내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내 다른 파벌이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함께 자리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함께 자리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측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분위기다. 특히 이 지사는 높은 지지율 바탕으로 대장동 의혹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캠프 측 박주민 의원은 “대장동 의혹이 터지고 지지율이 오히려 올랐다”고 했고, 이 지사 자신도 “대장동 의혹은 호재”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역시 고발사주 의혹 수사와 관련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과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