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등 품에 안고 산업단지로 비상하는 김천 경제
  • 최관호 영남본부 기자 (sisa523@sisajournal.com)
  • 승인 2021.11.14 16:00
  • 호수 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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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속에서도 김천1일반산단 3단계 100% 분양 완료
김충섭 시장 “김천 투자 기업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 줄 것”

경북 김천 경제에 최근 청신호가 켜졌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물류기업 쿠팡을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쿠팡은 오는 2023년까지 어모면 남산리 김천1일반산업단지에 8만7000㎡ 규모의 첨단물류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류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상품관리와 작업자 동선 최적화 시스템, 친환경 포장설비, 첨단 물류장비 등을 도입한다. 쿠팡 물류센터가 김천에 들어서면서 지역 상공계는 크게 반기고 있다. 김천시는 쿠팡 물류센터를 활용할 기업 등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 국내외 우량기업 유치에 힘을 쏟은 김천시 입장에선 큰 선물인 셈이다. 

김천시는 김충섭 시장이 취임한 민선 7기(2018년)부터 투자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자원이 부족한 만큼 살길은 투자유치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물론 전 공무원이 발벗고 나선 결과, 김천1일반산단 3단계 부지가 준공되기도 전에 36개 기업이 투자의사를 밝혔다. 762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실적에 3400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국내외 경기 침체에도 김천1일반산단은 100% 분양 완료했다. 여기에 쿠팡 등 대기업까지 유치하면서 지역경제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국 최초로 네거티브 입주 규제 도입

김천시는 어모면 남산리 등 일대 115만6448㎡ 부지에 83만1074.6㎡의 산업용지를 조성했다. 이른바 김천1일반산단 3단계 사업이다. 지난 2019년 3월 분양을 시작했는데, 전국 최고 분양률을 자랑하며 올해 7월 준공을 완료했다. 이미 7개 기업은 공장 건축을 마치고 가동 중이며, 나머지 기업들도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

기업들이 김천으로 몰리는 이유는 편리한 교통 여건과 완벽하게 구축된 인프라 덕분이다. 김천1일반산단은 4개 고속도로IC와 KTX역이 인접해 있다. 이를 통해 서울 1시간20분, 부산 1시간, 대구국제공항 1시간, 인천국제공항까진 3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대한민국 물류·교통의 허브인 셈이다. 또 전력과 공업용수, 열병합발전소, 도시가스, 하수도 등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낮은 분양가도 기업들에 매력적이다. 3.3㎡당 44만원으로 다른 산업단지 분양가의 50%에 불과하다. 

김충섭 김천시장과 쿠팡 박대준 대표, 이철우 경북지사(왼쪽부터)가 지난해 9월 11일 쿠팡이 첨단 물류센터 건립 투자협약식을 하고 있다. ⓒ김천시
김충섭 김천시장과 박대준 쿠팡 대표, 이철우 경북지사(왼쪽부터)가 2020년 9월11일 쿠팡의 김천1일반산업단지 첨단물류센터 건립 투자협약을 맺고 기념촬영하고 있다.ⓒ김천시

김천시는 전국 최초로 네거티브 입주 규제를 도입하면서 쿠팡을 유치했다. 네거티브 입주 규제는 산업단지 일정 구역을 특례지구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은 일부 제한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입주를 허용하는 제도다. 이러한 네거티브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산업단지 입주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산업집적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네거티브 입주 규제가 도입되자, 김천시는 법령 개정에 맞춰 전국 최초로 산업단지 기본관리계획을 변경했다. 이 같은 선제적 규제 철폐로 지난해 쿠팡과 1000억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9월 건축허가까지 마쳤다. 김 시장은 “쿠팡은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업종이다. 배송인력 등 최대 1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천시는 전국 최초로 국내 복귀 기업 유치도 성공했다. 아주스틸은 지난해 6월 ‘국내 복귀 기업 지원안’이 제시된 이후 첫 선정된 국내 복귀(리쇼어링) 1호 기업이다. 이어 동희산업도 공장을 김천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아주스틸은 김천1일반산단 3단계 부지에 64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컬러강판 소재 친환경 건축 내장재와 외장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이후 올해 6월말 리쇼어링 스마트 김천1공장을 준공해 가동 중이다. 또 아주스틸은 김천1일반산단 내 제1공장 잔여 부지와 3만5188㎡ 규모의 제2공장 부지에 1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이곳에 프리미엄 가전제품과 전기자동차 주요 부품소재를 생산하는 제3세대 디지털 프린팅 설비를 적용한 스마트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최소 30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게 된다.

자동차 튜닝·드론·전기차 등 미래 김천 발전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 산업 기업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국내 캠핑카 제작 1위 업체 유니캠프, 전기자동차 생산업체 에스에스라이트 등 첨단 자동차 생산업체들과 김천1일반산단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태동테크와 삼진정밀, 금성테크, 자동차 퍼포먼스 튜닝 분야의 대표 기업인 네오테크 등 자동차 부품기업들과도 계약했다. 현재 추진 중인 튜닝카 성능·안전시험센터와 연계해 새로운 자동차 부품 생산 집적지가 될 전망이다. 김 시장은 “허허벌판이던 산업단지 3단계 부지에 공장이 하나둘 들어서고 직원들이 채용되는 것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김천에서 기업이 투자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믿음과 확신이 생기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천1일반산업단지 3단계는 김천시 어모면 남산리 등 일대 115만6448㎡ 부지에 83만1074.6㎡의 산업용지가 조성됐다. ⓒ김천시
경북 김천시 어모면 남산리 등 일대 115만6448㎡ 부지에 83만1074.6㎡ 규모의 산업용지가 조성된 김천1일반산업단지 3단계 모습ⓒ김천시

“내년 4단계 조성사업도 활력 불어넣을 것”

김천시는 산업단지 조성을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았다. 공영개발 방식을 고집하면서 조성원가를 대폭 낮췄다. 특히 김 시장의 친기업 정책과 추진력, 공무원의 적극 행정이 기업들의 구미를 당겼다. 시청 공무원들은 해당 기업을 직접 방문해 투자유치를 제안했고, 투자유치설명회를 적극 유치했다. 직접 발 벗고 투자유치에 나선 것이 ‘분양 완판’으로 연결된 것이다.

입주기업에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된 것도 주효했다.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은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이나 외투기업의 국내 복귀, 공장 신·증설 등에 대해 투자금의 일정액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이 덕분에 지난 2018년 국가혁신융복합단지로 지정된 김천1일반산단에 투자하는 기업은 최대 29%까지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향후 김천시는 기존 김천1일반산단 인근에 35만 평 규모의 김천1일반산단 4단계를 직영 개발로 조성할 계획이다. 저렴한 분양가로 친환경 자동차·자율차 부품과 첨단운송기기 부품, 첨단신소재 등 생산 우량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다. 김 시장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4단계 조성사업도 성공적으로 추진해 김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산업단지 조성 면적을 늘려 더욱 공격적인 기업 유치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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